'미국 압박에, 우리 아들 전쟁터로 보내나'…파병 반대 집회
SBS Biz 윤진섭
입력2026.09.13 09:06
수정2026.09.13 09:18
[12일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시민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파병에 반대하며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행진을 벌였습니다.
참여연대와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540여 개 종교·시민·민중·평화 단체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국제법을 위반한 명분 없는 전쟁에 한국 청년과 군인들을 파병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파병 검토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선우 스님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적 군사 행동으로 촉발된 이 전쟁은 명분 없는 침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5조가 명시한 침략적 전쟁의 부인과 국제 평화유지 정신에 따라 파병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불 속을 뛰어들라는 강대국의 부당한 압박에 굴복해 소중한 자녀들을 이기적인 전쟁의 도구로 희생시킬 수 없다”며 “국익이라는 이름의 포장지가 생명의 무게보다 무거울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둔 아들이 있다는 김수경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도 파병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 대표는 “왜 우리 청년들이 트럼프가 일으킨 침략 전쟁의 뒤풀이를 감당해야 하느냐”며 “국익을 위해 파병을 검토한다는 말은 추상적인 외교 언어가 아니라, 군에 보내는 아들이 전쟁이 벌어지는 지역에 갈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청년 노동자라고 밝힌 고건 씨는 “이재명 정부가 해외 파병을 추진한다는 사실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대통령이 우리 청년들이 앞으로 수십 년을 살아갈 나라가 전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올바른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출발해 주한미국대사관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는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압박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들은 호르무즈 파병 반대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파병 거부 결단을 촉구하는 평화연대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진보 성향 단체 촛불행동도 이날 오후 5시 광화문역에서 종각역 일대까지 행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압박을 규탄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나토와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지만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한국을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호르무즈 내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적으로 동참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도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중동 현지 조사단의 방문과 관련해 “반드시 파병을 전제로 한다거나 파병을 준비한다기보다는 전반적인 상황을 평가하고 검토하기 위한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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