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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콜라도 가격 올리나?'…설탕 없는데 세금 내라?

SBS Biz 윤진섭
입력2026.09.13 08:47
수정2026.09.13 09:18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 (사진=연합뉴스)]

"제로콜라까지 돈을 더 내야 하나요?"



콜라와 사이다 등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매기는 이른바 ‘설탕세’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뿐 아니라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제로음료’까지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가당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된 가운데,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체당 음료까지 부담금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초 이번 주 발의가 예정됐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의견 수렴을 위해 일정이 연기됐습니다. 다만 의원실은 연내 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콜라 한 캔에 최대 125원 붙을 수도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과 이수진·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가당음료 부담금 관련 법안 3건이 올라와 있습니다. 법안에 따라 부담금 부과 방식과 금액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김선민 의원안은 첨가당 함량이 100mL당 5g 이상 8g 미만이면 1L당 225원, 8g 이상이면 1L당 300원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당류 27g이 들어 있는 250mL짜리 콜라 한 캔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법안에 따라 약 27.5원에서 최대 125원의 부담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제조업체가 부담금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한다면 현재 1,800원 정도에 판매되는 콜라 가격이 최대 125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설탕 안 넣었는데…" 제로음료도 대상?

논란이 더 커지는 이유는 ‘제로음료’까지 부담금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윤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은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등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음료에도 1L당 50원 이하의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맛 자체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국민의 식습관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해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제품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면, 기업의 저당·제로 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과 오히려 충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제로제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콜라 소매시장 가운데 제로음료 비중은 2022년 32%에서 지난해 42%까지 높아졌습니다. GS25에서 판매되는 탄산음료 가운데 제로음료 매출 비중도 2022년 32%에서 올해 1~8월 기준 54.8%까지 상승했습니다.

"안 그래도 비싼데"…저소득층 부담 커질 수도

학계에서는 설탕부담금의 ‘역진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세정책학회와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지난 7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노정란 명지대 교수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음료 소비량에 따라 일정 금액을 부담하게 되면 저소득층의 상대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음료 330mL당 99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부담률이 상위 20%인 5분위보다 8.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청소년과 청년층에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반면 설탕부담금 도입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가격이 오르면 가당음료 소비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비만이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부담금으로 확보한 재원을 아동 건강 지원이나 공공의료 등에 재투자하면 저소득층의 부담도 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미 설탕음료 줄었는데"…효과 놓고도 논쟁

국내 가당음료 소비가 이미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논쟁거리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하루 가당음료 섭취량은 2016년 116.9g에서 2024년 87g으로 25.6% 감소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설탕이 들어간 음료 대신 저당·제로제품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당 섭취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116개국 시행…한국은 어디까지?

설탕부담금은 해외에서도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최소 116개국이 가당음료에 소비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영국처럼 설탕 함량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부과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프랑스처럼 대체감미료를 포함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영국은 2018년 설탕 음료 산업 부담금(SDIL)을 도입한 이후 과세 대상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일정한 정책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마다 세율과 적용 기준, 과세 대상이 달라 해외 사례만으로 국내 설탕세의 효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국내에서 설탕세를 도입할 경우 핵심은 ‘얼마를 걷느냐’보다 ‘어디까지 부과할 것이냐’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설탕이 들어간 일반 음료를 넘어 제로음료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정책 취지에 맞는지,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 등을 놓고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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