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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운동화' 나이키, 신으면 으쓱했는데…18년만에 추락

SBS Biz 김한나
입력2026.09.11 11:20
수정2026.09.13 04:00

[미국 뉴욕의 나이키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1980~19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중장년층에게 '꿈의 운동화'로 불렸던 나이키가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100에서 18년 만에 빠집니다.

나이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진 데다, 유통 전략 변화와 중국 시장 부진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S&P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정기 종목 변경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증시 개장 전부터 나이키를 비롯한 4개 종목이 S&P100에서 제외됩니다. 대신 델테크놀로지스, 팔로알토네트웍스, 아리스타네트웍스, 샌디스크 등 기술 기업 4곳이 새로 편입됩니다.

S&P100은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기업 규모와 주식 거래의 편의성, 업종별 균형 등을 고려해 100개 기업을 추린 지수입니다.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기업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나이키의 시가총액 감소는 뚜렷합니다.

지난 4일 나이키 주가는 38.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2021년 1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79.1달러와 비교하면 약 79% 떨어진 수준입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2천640억 달러에서 570억 달러로 급감하며 4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실적 역시 악화했습니다.

나이키의 매출은 2024회계연도 513억6천200만 달러에서 2026회계연도 463억9천800만 달러로 2년 사이 9.7%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7억 달러에서 31억800만 달러로 45.5% 줄어들며 거의 반 토막 났습니다.

특히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TC, 즉 '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나이키는 2017년부터 자사 온라인몰과 직영점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DTC 전략을 본격화했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는 이 전략을 더욱 강화하면서 도매 거래처를 대거 정리했고, 풋락커처럼 여러 브랜드의 운동화를 함께 판매하는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물량도 줄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호카와 온, 뉴발란스 등 경쟁 브랜드들이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이 러닝 전문매장을 찾아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신어보고 비교한 뒤 구매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이들 브랜드의 인지도와 판매가 함께 늘어난 것입니다.

실제로 호카의 2026회계연도 매출은 25억8천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5.9% 증가했습니다. 온의 지난해 매출도 30억1천400만 스위스프랑으로 30% 늘었고, 뉴발란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9% 증가한 9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시장 부진도 나이키의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힙니다.

나이키의 2026회계연도 중화권 매출은 58억4천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1% 감소했습니다. 분기 매출도 8분기 연속 줄었습니다.

중국 내 애국 소비가 확산하면서 안타와 리닝 등 현지 스포츠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빠르게 내놓고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나이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입니다.

한때 세계 스포츠 브랜드의 상징이었던 나이키가 S&P100에서 퇴출되면서,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와 유통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브랜드 역시 시장에서 빠르게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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