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90년 수학 난제, AI가 88시간 만에 풀었다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9.11 07:10
수정2026.09.12 04:00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고난도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가 하면, 사람과 로봇을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캡차(CAPTCHA)' 테스트까지 통과하고 있습니다.

AI가 단순히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최신 AI 모델들을 활용해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증명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물이나 공기 같은 유체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하는 수학 공식입니다. 항공기 설계와 기상 예측, 혈류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이 방정식의 핵심 난제는 3차원 유체의 흐름에서 특정 시점에 속도가 무한대로 커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수학자들이 약 90년 동안 풀지 못한 문제로,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CMI)가 2000년 선정한 7개의 '밀레니엄 난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밀레니엄 난제에는 문제를 해결하면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습니다. 현재 7개 문제 가운데 해결된 것은 1개뿐이며,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포함한 6개는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오픈AI는 이번 연구에 아직 공개하지 않은 차세대 AI 모델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 공개된 'GPT-6 아스트라'보다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약 1만 개를 동시에 투입해 88시간 만에 증명을 얻었다고 오픈AI는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I 에이전트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는 약 270만 개, 사용된 출력 토큰은 1천300억 개에 달했습니다.

다만 AI가 인간의 도움 없이 완전히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픈AI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여러 AI 에이전트 팀 사이를 오가며 핵심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오픈AI 연구원 댄 로버츠는 이를 두 그룹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꿀벌'에 비유했습니다.

수학계에서는 AI의 발전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UCLA의 수학자 테런스 타오는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최고난도 문제를 풀게 될 경우 인간의 수학적 이해력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인간에게 중요한 학습 경험인데, AI가 이를 대신하게 되면 사고력과 이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 역시 외부 전문가들의 검토와 클레이수학연구소의 인정을 거쳐야 공식적인 해결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경쟁사인 앤트로픽 소속 학자들이 관련 문제의 증명을 이미 제시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성과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AI가 넘어선 것은 수학 문제만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사람인지 로봇인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캡차' 테스트까지 통과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개발자 샤리프 샤밈은 AI '아스트라'에 웹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봇이 아닙니다(I'm Not a Robot)' 캡차 게임을 풀도록 했고, 총 48단계의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캡차는 웹사이트 접속자가 사람인지 자동화된 프로그램인지를 판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제 AI가 사람임을 증명하도록 만들어진 관문까지 통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까지 통과하면서, AI의 발전 속도와 함께 인간의 역할을 어디까지 남겨둬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종윤다른기사
'믿고 낳으라더니'...경기도 산모들 날벼락 무슨 일?
[속보 ]美 8월 근원 소비자물가 예상치 상회…금리 인상 관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