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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서울행 되풀이되나…거세지는 금융기관 이전 반발

SBS Biz 지웅배
입력2026.09.10 16:07
수정2026.09.12 08:29

[앵커] 

국민연금은 전주에, 한국전력은 나주, 건강보험공단은 원주.



생각보다 공공기관과 공기업 중엔 본사를 지방에 둔 곳들이 많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졌던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결과인데, 이렇게 이전이 이뤄지기까지 진통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정부가 2차 이전 추진을 발표한 데 따른 반발과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인데, 이미 현실화된 반발과 그 논리, 그리고 2차 이전의 성패를 가를 요인들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웅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선, 금융권 전체적인 움직임부터 짚어보죠, 총파업이 있었죠? 

[기자] 

국책은행 지방 이전 반대 등을 내걸고 지난 4일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파업에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참여했습니다. 

큰 틀에서는 지방 이전과 관련해 협의가 부족했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1차 기관 이전 때처럼 업무 비효율과 낭비가 반복될 거란 지적입니다. 

[윤석구 / 금융노조 위원장 : 서울은 금융도시 세계 8위가 이미 집적 금융으로써 효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된다…] 

금융회사가 서울에 몰려 있어 기업·민간금융과 직접 거래하는 기관도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개별 기관별로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당장 금융감독원 같은 경우 감독 기능의 특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감독 기관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대해야 되거든요. 돌아다녀야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게 당연히 (나을 걸로 보입니다.)] 

금감원 노조 역시 "금융소비자와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지면서 금융소비자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산업은행 노조는 과거 부산 이전 추진 당시 인력 이탈 우려가 컸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백오피스만 떼어 옮기는 '부분 이전' 역시 조직 비효율이 커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청 / 산업은행 노조 수석부위원장 : 유관된 업무들을 하려면 결국에는 또 서울로 출장을 오든 서울에 사무소를 만들어 놓든, 거점을 또 서울에 잡고 해야 되는데 그건 또 엄청난 비효율이라…] 

또, 예금보험공사에서는 영업 없이 금융안전망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방으로 이전해도 지역에 새로운 금융수요를 만들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반발에는 1차 이전 과정에서 나타난 정착의 한계도 배경으로 거론되죠? 

[기자] 

2019년까지 이뤄졌던 1차 이전을 들여다보면 배경이 짐작되는데요. 

가족동반 이주율은 71%에 그쳤고, 산학연 클러스터 입주율도 절반 남짓이었습니다. 

평균 퇴사율도 2.66%에서 이전 후 3.11%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한국예탁결제원은 1.32%에서 7.72%까지 급증한 바 있습니다. 

기관장조차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기관이 공석인 곳을 제외하고 46곳에 달했고요. 

또, 60개 기관은 15년간 수도권을 오가는 셔틀버스에 약 2천억 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결국 기관을 옮기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람과 업무까지 완전히 지역에 정착시키지는 못한 숙제도 남긴 셈입니다. 

[앵커] 

하지만 정부는 1차 이전에 성과가 있었으니까 2차도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정부 입장을 정리해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아무래도 혁신도시 전입인구 증가와 지방세 확대 등 성과가 있었습니다. 

또, 1차 이전 당시 전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도 사례로 제시됐는데요.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계기로 관련 금융기관이 전주에 모이는 집적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전북혁신도시에 KB금융 계열사들이 한데 모인 금융타운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김윤덕 / 국토부 장관 : 1차 이전에 비해 지원 수준을 대폭 높이되 지원 수준을 대폭 높이되 더 멀리, 더 빨리 이전하는 기관을 두텁게 지원하겠습니다.] 

지원 확대뿐 아니라 1차 이전 때와 달리 민간건물 임차 등을 통해 이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이해관계가 첨예해서 여권 내부에서도 입장이 한쪽으로 정리되진 않은 듯하죠? 

[기자] 

여당 내부에서도 금융기관 이전을 놓고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됩니다. 

일부 민주당 정무위원들은 금융안전망 기관 등을 지방으로 옮기는 게 실제 균형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공개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고요. 

반면 이전 대상 기관 유치가 걸린 지역구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지역 이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관별 업무 특성뿐 아니라 어느 지역으로 갈지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이전 대상과 지역을 정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조율도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결국, 정부에서 구체안 발표와 함께 설득하는 작업이 중요하겠네요? 

[기자] 

정부는 연내에 구체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인데요.

전문가들은 1차 이전에서 나타난 한계를 되풀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백승민 /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이전보다는 그런 분산 형태로 추진이 돼서 각 혁신도시에서의 파급 효과의 크기가 조금 작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권에선 산업 자체의 집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양준석 /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 금융 산업이 아직도 집중돼 있거든요. 아직까지는 대면으로 금융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다만, 금융회사와 전문인력이 서울에 몰려 있다는 이유로 금융공공기관까지 계속 서울에 남긴다면, 지방에는 새로운 금융집적지를 만들기 어려워집니다. 

정부가 이번 2차 이전에서 1차 때처럼 기관을 흩어놓기보다 기능이 연관된 기관을 한 곳에 모으겠다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결국 쟁점은 금융기관을 옮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느 기관의 어떤 기능까지 옮겨야 지역효과는 내면서 업무 비효율은 줄일 수 있느냐입니다. 

공공기관 이전을 주도하고 있는 국토부는 잔류 기준을 아직 정하지 못했고 1차 이전 당시 잔류기준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입니다. 

결국 1차 이전의 지역 유입 효과는 살리면서 인력이탈과 수도권 재왕래는 줄이고, 금융기관마다 다른 업무 특성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가 4분기 이전계획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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