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한파 온다…카드사 중장기물로 '월동 준비'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9.09 09:27
수정2026.09.09 10:04
금리 상승을 피해 단기물 위주로 자금을 조달했던 카드사들이 다시 중·장기 카드채 발행을 늘리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미국 장기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고금리 한파가 예상되자 연말 대규모 카드채 만기도래를 앞두고 조달 만기를 미리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오늘(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카드사들이 발행한 카드채 가운데 만기 3년 이상은 발행액 기준 78.7%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1월 3.6%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발행 구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3년 이상 카드채 발행 비중은 지난 4월 39.1%로 높아진 데 이어 7월에는 54.7%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평균 만기도 길어졌습니다. 발행금액을 반영한 카드채 가중평균 만기는 지난 1월 1.58년에서 4월 2.41년, 7월 2.66년을 거쳐 8월에는 2.95년까지 늘었습니다. 불과 7개월 만에 새로 발행하는 카드채의 평균 만기가 1년 반 수준에서 3년 가까이로 2배가량 늘어난 겁니다.
발행 규모 자체는 1월 약 1조3천700억원, 8월 1조2천700억원으로 비슷했습니다. 같은 1조원대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연초에는 짧게, 최근에는 길게 빌리는 방향으로 바뀐 셈입니다.
올해 초 카드사들은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장기물 발행을 크게 줄였습니다. 지난 1월 3년 이상 카드채 발행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2년 이하 단기물에 발행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금리가 더 높은데도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AA+ 등급 3년물 여전채 5사 평균금리는 지난 1월 초 연 3.337%에서 지난 2일 연 4.501%까지 올랐습니다. 어제(8일)도 연 4.453%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습니다.
연말로 갈수록 커지는 카드채 만기도래 부담이 중·장기물 확대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는 약 8조1천억원입니다. 9월 약 1조4천200억원에서 10월 1조8천300억원, 11월 2조400억원으로 늘고 12월에는 약 2조8천200억원에 달합니다.
단기물로 자금을 조달하면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당시 시장금리로 다시 자금을 빌려야 합니다. 반면 중·장기물을 활용하면 차환 시점을 뒤로 미루고 특정 시기에 만기가 몰리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금리 수준뿐 아니라 향후 만기도래 물량과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해 조달 만기를 결정한다"며 "금리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특정 시기에 차환이 몰리지 않도록 만기구조를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초에는 금리 부담을 피해 짧게 빌리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높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자금을 보다 길게 확보하는 쪽으로 조달 전략이 달라진 셈입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연말 대규모 카드채 만기도래가 맞물리면서 카드사들의 '월동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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