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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사 투자 '숨통' 트인다…CB 금리 인하 제외·글로벌펀드 허용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9.09 09:12
수정2026.09.09 09:57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의 일부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금융위원회의 법령해석이 나왔습니다. 투자한 기업의 신용도가 좋아져도 대출처럼 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고 해외에서 직접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오늘(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7일 신기사의 투자업무와 관련한 법령해석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신기사는 기술력을 가진 벤처·중소기업 등에 투자하는 금융회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처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게 주요 업무지만, 현행법에서는 카드사나 캐피탈사와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로 분류됩니다.

이자 붙는 CB·BW도 투자…금리인하요구권 적용 제외
우선 금융위는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하는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금리인하요구권 적용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은 개인이나 기업의 재산이나 신용등급 등이 개선됐을 경우 금융회사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간 벤처업계에서 논란이 된 쟁점은 현행법상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도 대출과 마찬가지로 금융회사가 자금을 제공하는 '신용공여'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투자까지 신용공여로 분류되면서 원래 대출을 전제로 만들어진 금리인하요구권까지 투자에 적용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해진 겁니다.

여전법 시행령은 신기술사업자에 빌려준 돈뿐 아니라 투자한 돈까지 '신용공여'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별도의 이자가 없지만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처럼 이자가 발생하는 투자까지 금리인하요구권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해석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금융위는 CB나 BW에 이자가 발생하더라도 일반적인 대출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출금리는 돈을 빌린 기업의 신용상태를 기반으로 결정되는 반면 CB와 BW의 이자율은 기업의 신용도뿐 아니라 전환권·신주인수권의 가치와 전환·행사조건 등을 종합해 투자자와 피투자기업 간 협의로 투자 시점에 결정된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같은 신기술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더라도 대출을 해줬다면 기업의 신용상태 개선에 따라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CB나 BW 방식의 투자라면 법에 따른 금리인하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금융위는 신기술사업자 투자액이 시행령상 신용공여에 포함된다는 이유만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률상 분류뿐 아니라 실제로 어떤 성격의 거래인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겁니다.

해외서 직접 펀드 만든다…글로벌펀드 결성·운용 가능 
아울러 신기사의 해외 투자에도 길을 열었습니다.

금융위는 신기사가 외국법에 따라 해외에서 펀드를 직접 만들고 운용해 신기술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허용된 업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행법에 국내에서 만든 펀드만 이용해야 한다는 제한이 없는 데다 투자할 수 있는 신기술기업의 범위에도 해외 기업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신기사가 해외 현지에서 펀드를 만들어 국내외 신기술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 법령해석은 신기술금융 시장이 다시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지난해 신기술금융 신규투자액은 6조8천1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2% 증가했습니다. 지난 2021년 8조2천569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

지난해 말 투자잔액도 24조3천26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2.5%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그간 벤처·기술기업 투자가 본업임에도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 등과 함께 여전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대출을 전제로 만들어진 일부 규제가 투자에도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특히 현재는 신기사가 같은 그룹에 속한 인공지능(AI)·바이오 등 기술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경우에도 대주주나 계열사에 빌려준 돈과 마찬가지로 일정 한도 안에서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기사는 투자업을 주된 업무로 하지만 여전법상 다른 여신전문금융회사와 동일한 규제를 받아왔다"며 "이번 법령해석으로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다른 투자 관련 규제도 현실에 맞게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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