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대안당 AfD '독일적 정체성' 공약 강조…대규모 추방·난민 분리교육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9.08 11:15
수정2026.09.08 11:18
[CDU 베를린 당사 근처에 내걸린 AfD 포스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6일 열린 독일 작센안할트주(州) 지방선거에서 제1당이 된 독일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은 '독일적 정체성' (deutsche Identität)을 강조해왔습니다.
지방선거 공약집 서문에서 AfD는 "브뤼셀의 EU, 우크라이나, 유엔 이주협약 또는 파리기후협약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지시하는지는 우리의 기준이 아니다. 오직 작센안할트 시민의 복지만이 우리의 기준"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표지 포함 258쪽 분량의 AfD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 공약집에는 대규모 추방 등 이민 정책 대폭 개편, 나치 관련 역사교육 축소 등 국가 자긍심 고취 교육, 반(反)독일 예술 지원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애국적 문화 정책'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 '재이주' 명목 이주민 추방 가속화
AfD가 공약한 이민 정책 전면 개편의 핵심에는 '재이주'(Remigration)가 있는데, 체류 자격이 없는 이주민의 추방 절차를 가속화하고, 출국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추방 전 구금 시설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본국 송환을 추진하고, 이민자 중 범법 행위자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에 대한 신분 보호를 취소하고 출신국으로 송환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다만 라이프치히대 민주주의 연구 엘제프렝켈브룬스비크연구소(EFBI) 요하네스 키스 부소장은 미 CNN 방송에 이민 정책은 주 정부의 행동이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며, 주 정부의 권한이 연방법과 규정에 의해 제한된다면서 "법적 불확실성과 혼란이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 교육에서 '독일의 민족적 자부심' 고취
교육과 문화도 AfD가 강조하는 핵심 정책 분야로, AfD는 작센안할트주 학교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학교를 '탈이념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울리히 지크문트 AfD 작센안할트주 주총리 후보는 "우리는 완전히 새롭고, 완전히 다른 교육 정책을 원한다"며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같은 아이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즉 정치적 주입은 학교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AfD 공약에는 학교에서 '프라이드 깃발'을 쓰지 못하도록 하고, 학교 교육과 문화 정책에서 '독일적 정체성', '독일의 민족적 자부심', '독일의 역사'를 부각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AfD는 "비스마르크(1815-1898)에 의해 1871년 수립된 독일 제국이 과학, 문화, 경제에 세운 기준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영감이 되고 모범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따라서 이 국가의 등장과 성공 이야기를 교육하는 데에 명확한 강조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작센안할트 AfD 지역 문화 분야 공보 담당자 한스토마스 틸슈나이더는 독일 공영 라디오 DLF 인터뷰에서 이 공약을 "비스마르크는 더 많이, 히틀러는 더 적게"라고 요약했습니다.
* 난민 아동 분리 '특별학급' 교육
교육 공약 중에 모든 난민 및 망명 신청자 자녀가 일반 아동들과 분리된 '특별학급'에서 수업받도록 하겠다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들이 독일에 체류하는 것은 일시적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돼야 하며 본국으로 복귀했을 때도 적응이 쉽도록 하겠다는 명분입니다.
"전혀 낯선 문화권 출신 아동과 함께 수업할 때 발생하는 여러 부담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따라서 이 학급의 교사 역시 가능하다면 난민들 가운데서 채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 '반(反)독일적 예술' 지원 중단
AfD는 주립 기관이 '새로운 애국적 문화 정책'에 앞장서도록 하겠다며, '독일적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예술'에 지원을 우선 배분하고 '반(反)독일적 예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틸슈나이더는 이 말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독일 예술이면서도 독일적이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이 본 한 공연을 사례로 들며 독일 고전 작곡가 작품이 "페미니즘적 해체주의"의 관점에서 재구성됐다고 말했습니다.
AfD 공약집에는 독일적 정체성과 독일 민족의 문화적 자부심을 강조하는 '독일생각'(deutschdenken) 운동을 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AfD는 기독민주연합(CDU) 주도 연정인 현 주 정부가 '현대생각'(moderndenken)이라는 표어를 내세워 작센안할트의 문화적 정체성에서 바우하우스 학교(1919-1933)가 차지하는 비중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공약집에는 바우하우스 건축학파가 항상 민족적 뿌리내림의 흔적을 내비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는 점이 비판의 근거로 제시돼 있으며, AfD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런 AfD의 입장이 나치가 바우하우스와 현대미술을 공격한 논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볼프람 바이머 독일 연방 문화장관은 AP통신에 "AfD는 100년 전 나치가 사용했던 바로 그 표현을 써서 바우하우스를 공격하고 있다"며 "그래서 보수 성향이든 좌파 성향이든 민주주의자들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가족 중요성' 강조하며 급진 페미니즘 비판
AfD는 가족 정책 공약에서 "타락한 좌파적, 급진 페미니즘적, 개인주의적 악풍은 전통적 가족상과 성역할 관을 해체할 뿐 아니라 생물학적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범죄시한다"고 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그러한 선동에 가담하는 협회와 단체에 대해 모든 형태의 공적 지원과 세제 혜택을 철회하겠다. 이에 맞춰 보조금 지급 지침도 개정하겠다"고 했습니다.
AfD는 "국가기관은 세계관과 정치의 측면에서 중립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그 밖에는 사회의 규범적 정상성을 지지해야 한다"며 "기본법이 특별히 강조하는 지위와 우리 공동체의 유지에 대한 중요성을 고려해, 공영방송의 프로그램 책무가 가족을 더 크게 부각함으로써 가족의 중요성에 더욱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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