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제동 걸린 SK이노-SKIET 합병…밀어붙이다 금감원 발목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9.07 10:31
수정2026.09.07 11:13



SK이노베이션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흡수합병이 금융당국의 정정명령으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지난달 26일 합병 발표 이후 속도감 있게 진행되던 합병 절차가 9일 만에 급제동이 걸린 모양새입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오후 8시 SK이노베이션과 SKIET에 각각 정정 관련 조치를 내렸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요구를, SKIET는 제출한 주요사항 보고서에 대해 정정명령을 받았습니다. 사유는 '투자판단과 관련된 중요사항의 누락 또는 불분명한 기재'였습니다.

이 조치로 SK이노베이션의 증권신고서는 즉시 효력이 정지됐습니다. 3개월 안인 오는 12월 4일까지 정정신고서를 다시 내지 않으면 자본시장법 제122조 6항에 따라 신고서 자체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SKIET가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 역시 정정명령에 따라 내용이 변경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향후 정정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 공시심사국에 이번 조치의 배경을 문의한 결과, 일반주주와의 소통 부족 문제가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회사 관련 민감한 내용이라 세부 항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전체적인 방향으로 보면 일반 주주들과의 소통이 다소 부족한 것 같으니 소통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정정 요구에 담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배포된 투자자 설명자료와 같은 날 열린 온라인 설명회 질의응답을 비교하면 간극이 드러납니다.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나 2차전지 분리막 사업 흑자전환 목표 시점, 최근 공장 가동률 등 주요 경영 정보가 배포 자료에는 담기지 않은 반면, 컨퍼런스콜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만 공개됐습니다.

아울러 합병 절차가 설계된 과정을 들여다보면, 왜 일반 투자자들과의 소통 부족 지적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합병으로 새로 발행되는 신주는 448만1,300주로, SK이노베이션 발행주식총수의 2.6%입니다.

상법상 신주 발행 비율이 10% 미만이면 존속회사는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합병을 승인받을 수 있게 해주는 예외규정이 있습니다. 

이번 합병이 딱 이 요건에 들어맞으면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합병에 찬성이든 반대든 투표할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주식매수청구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SKIET가 지난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3,000억원을 조달할 당시 참여했던 이들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뒀습니다. SKIET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회사 측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기관투자자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빠져나갈 가능성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할 자금도 마련해두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와 권리의 격차에 투자자들은 실망감으로 화답했습니다. 합병 발표 다음 날인 8월 27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 대비 11.04% 급락한 11만 1,200원에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 원 넘게 증발했는데, 이는 SKIET 주주에게 지급되는 합병 대가(약 5,600억원)의 네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적자 자회사를 시세대로 담았다는 회사 설명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낙폭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흡수합병과 유사한 선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시가 산식을 기반으로 합병 비율을 산정했지만, 금감원의 거듭된 정정 요구 끝에 두산 측이 결국 합병 계획 자체를 철회한 바 있습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컨퍼런스콜에서 "독립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외부 전문가도 선임해 독립적인 검토를 거쳤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 등을 규정한 법무부 가이드라인의 권고 사항도 적극 반영했다는 입장입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합병 발표 이후 주주서한을 게시하고 오는 14일에는 오프라인 주주 간담회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조슬기다른기사
한국GM 경영진, 수원 서비스센터 방문…정비 역량 강화
제동 걸린 SK이노-SKIET 합병…밀어붙이다 금감원 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