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도 롤렉스도 ‘190만원’…알고 보니 수상한 거래
SBS Biz 김한나
입력2026.09.06 16:05
수정2026.09.06 16:05
샤넬·에르메스 가방부터 롤렉스 시계, 까르띠에 주얼리까지 수백만~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들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190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달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판매 가격은 게시글에 표시된 금액과 다른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근의 ‘바로구매’ 결제 한도가 190만원이라는 점을 이용해 상품 가격을 190만원으로 등록한 뒤, 나머지 금액을 계좌이체 등으로 별도 결제받는 방식입니다.
6일 당근에 따르면 바로구매에 적용되는 안심결제의 1회 결제 한도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최대 190만원입니다. 당근은 지난 3월부터 바로구매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기존 지역 중심의 중고거래를 전국 단위로 넓힌 것입니다.
고가 명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거래 대상이 전국으로 확대된 것이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동네에서 수천만원짜리 가방이나 시계를 구매할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전국 단위로 거래 범위를 넓히면 구매자를 만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바로구매의 결제 한도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판매 가격이 1000만원인 샤넬 가방을 판매하면서 게시글에는 190만원으로 등록한 뒤, 구매자가 바로구매를 하면 나머지 810만원을 계좌이체 등으로 별도로 받는 방식입니다.
2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나 3000만원에 달하는 까르띠에 주얼리 역시 당근 화면에서는 일단 ‘190만원’으로 표시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당근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등록된 고가 명품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게시글에는 190만원이라고 표시돼 있지만 본문이나 판매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실제 가격은 다르다”, “차액은 별도 입금해야 한다”는 식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같은 거래 방식은 구매자에게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당근의 안심결제는 구매자가 물품 가격을 결제하면 당근페이가 돈을 보관하고, 구매자가 물품을 받은 뒤 구매확정을 하면 판매자에게 대금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판매자가 물품을 보내지 않거나 연락을 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당근이 거래 상황을 확인해 결제 취소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0만원짜리 가방을 구매하면서 190만원만 안심결제로 결제하고 나머지 810만원을 판매자 계좌로 직접 송금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당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상 거래 금액은 190만원뿐이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밖에서 별도로 주고받은 차액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당근의 거래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근 역시 게시글에 표시된 가격과 실제 판매 가격이 다른 거래를 정상적인 거래 방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근 관계자는 “등록 금액과 실제 판매가가 다른 게시글에 대해 작성 단계에서 경고를 안내하고 있으며, 확인된 게시글은 미노출 등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탐지와 신고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구매자를 별도로 제재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같은 유형의 판매글이 게시되지 않도록 내부 탐지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사기 피해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0월 발생한 중고거래 사기는 8만1252건에 달했습니다. 월평균 8000건이 넘는 규모입니다.
특히 명품 가방이나 고가 시계처럼 거래 금액이 큰 상품의 경우 플랫폼 밖에서 별도로 차액을 송금했다가 피해를 입으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한편 당근은 최근 중고거래의 지역적 한계를 허물며 거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바로구매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입니다.
서비스 확대는 실적 개선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당근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127%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03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4%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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