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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더 오르면 무슨 일이?…당장 해결책이 안 보인다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9.04 10:47
수정2026.09.04 11:22

[앵커]

이번 주 주요국 국채 금리가 걱정스러운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중동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케빈 워시 연준의장이 잭슨홀에서 물가 우려를 강조한 것이 트리거가 됐는데, 사실 근본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죠.

왜 해결이 어려운지,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미국 국채금리부터 보죠.



어디까지 올랐습니까?

[기자]

전 세계 채권금리 기준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지시간 2일 장중 4.82%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3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앞서 미 재무부 바이백 발표에 주춤했던 30년물 금리도 고개를 들었는데요.

전날 한때 5.28%를 넘기면서 지난달에 이어 다시 20여 년 전 최고점에 다가섰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 국채금리도 크게 흔들렸죠?

[기자]

네, 상승세는 일본이 특히 가팔랐습니다.

지난 1일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불과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뛴 겁니다.

영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10년물부터 5%를 훌쩍 넘겨 선진국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30년물은 6% 턱밑까지 치솟아 28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유럽연합 '우등생'들도 충격을 비켜가진 못했습니다.

10년물 기준 독일이 3.3%대로 15년 만에 가장 높았고, 프랑스는 4.2%로 18년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앵커]

이렇게 연쇄적으로 금리가 치솟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본격 재개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게 촉매가 됐습니다.

지난 1일 기준 WTI 10월 인도분이 배럴당 90달러,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95달러를 넘겨 모두 5% 넘게 상승했습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커지며 채권시장에서 요구하는 금리가 높아졌는데요.

특히, 인플레에 오래 노출되는 10년·30년 만기 장기국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리금 상환액의 실질 가치가 더 급격히 쪼그라들게 되자, 투자자들이 이를 상쇄할만큼 추가적인 이자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누적된 인플레 영향이 본격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주요 선진국 7곳, G7이 국채를 발행하며 추가로 떠안은 이자만 1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1분기 말까지 추가 비용이 약 340억달러로 두 배 넘게 불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안그래도 주요국들의 부채 규모나 이자부담이 상당하잖아요?

[기자]

네, G7국가들 중 독일 빼곤 모두 GDP 대비 부채비율이 100%를 웃돕니다.

최근 나랏빚 40조달러를 돌파한 미국은, 연간 2조달러 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여전히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합니다.

영국 정부 역시 지난 3월 기준 이자부담이 GDP 4%에 달해 코로나 팬데믹 전보다 두 배가량 높아졌는데요.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자비용이 국방예산마저 넘어섰습니다.

일본 정부도 돈 쓸 곳은 늘고 세수는 줄어 빚을 더 내야 합니다.

사상 최대 규모 국방예산안에 재정부양책도 내세우고 있는데요.

다른 한편으론 감세를 추진 중입니다.

[앵커]

돈 빌리는 것도 점점 더 쉽지 않다고요?

[기자]

네, 소위 '쩐주'들은 더 까다로워졌고, 옆에서 손 벌리는 경쟁자마저 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전세계 국채 공급량은 급증했지만 수요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주요국 연금·퇴직시스템 구조가 바뀌고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채를 장기보유하던 전통적인 기관투자자 풀이 줄었다는 겁니다.

여기에 중앙은행들도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긴축에 나서면서 채권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짚었습니다.

그 대신 가격에 예민하고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리고 이젠 AI도 국채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네, 채권시장에서 국채와 회사채 간 칸막이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AI 인프라 투자 목적으로 만기가 길게는 수십년인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며 기업이 정부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올해 하이퍼스케일러 5곳이 빌린 액수만 약 2천억달러로, 미 재무부가 민간에서 새로 조달한 금액의 4분의 1에 달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선 이 같은 추세 때문에 올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0.3%p가량 더 올랐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앵커]

이처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 뭐가 걱정되는 건가요?

[기자]

선진국 장기국채 특히, 10년물은 그 나라의 시중 대출금리 출발선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금리는 결국 돈 떼일 위험이 얼마나 큰 지를 따져본 결과인데요.

나라가 망할 확률보다는 그 나라 회사가 부도날 가능성이 더 높으니, 영국 파운드화 표시 회사채는 영국 국채 금리에 위험 프리미엄을 가산하는 식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인들의 주택담보대출, 학자금·자동차대출, 신용카드 부채 등 이자부담이 줄줄이 따라 오릅니다.

최근엔 미국 30년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는데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10년물 금리를 가장 중시한다"고 공언하고, 낮추려 애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무엇보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죠?

[기자]

네, 네덜란드 은행 ING는 "미국에선 차입비용 상승이 이미 경제활동 저해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자부담이 임계점을 넘으면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관련 증시 거품을 터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데요.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금리가 오를수록 급격한 주가 하락세가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며 "이미 위험 지대에 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미 국채 수익률이 충분히 높아지면 굳이 리스크 있는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미 국채 10년물이 5%선을 넘어서면 증시 충격이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당분간 장기금리 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시기에 모두가 차입을 늘리고 있다"며 "재정상황은 어느 곳에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각국 정부의 국채발행 양상이 사실상 '카드빚 돌려막기'나 다를 바 없다는 얘깁니다.

또 ING에선 "한 시장 수익률이 다른 시장 수익률도 끌어올리는 형태"라며 전세계적으로 악순환 구조가 확산·심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는데요.

"쉽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나마 유가라도 하락하면 단기적으론 도움이 되겠지만 추세를 바꾸진 못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궁극적으론 정부 부채를 줄이거나 성장 촉진을 위한 일관된 조치를 취해야 장기차입 비용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정부부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해결책이 있기는 한 겁니까?

[기자]

그나마 미국과 일본은 해결할 '의지'가 없을 뿐 '능력'은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의 재정적자는 상당부분 자발적 선택"이라며 "지출을 줄이지 않고 세금을 반복적으로 감면해 온 탓"이라고 짚었습니다.

견고한 경제성장과 전세계적인 국채 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정책방향을 전환한다면 부채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펴는 논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다만 현재로선 적자를 줄일 계획도, 의지도 없다는 점이 함정입니다.

일본 역시 막대한 공공부채에 고령화 문제까지 있지만 정부와 국민 모두 자산이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다른 나라에 빌려준 금액에서 빌린 액수를 차감한 해외순자산은 세계 1위 수준인데요.

나랏빚 대부분을 일본 국내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커도 대외적인 리스크는 적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새 인플레가 본격화되며 화폐가치가 떨어진 덕분에 제로금리 시절 진 부채를 갚기도 더 수월해졌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불필요한 지출로 이 좋은 기회를 낭비하려는 듯 보이지만 적어도 이는 복지 지원보다는 재량 지출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에 대해선 "저조한 성장과 높은 세금, 값비싼 복지국가에 갇혀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수사적으로는 적자 해결에 관심이 있지만 유권자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직면하게 할 정치적 의지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생각보다 더 가난하다는 걸 납득시키는 길 외엔 해결책이 없을 것"이라며 "모든 은행가들은 빚을 못 갚는 채무자보다 안 갚는 채무자가 낫다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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