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치 전기료 25조원 미리 달라고?'…한전 선납 요청한 회사는?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 치 전기요금 25조 원을 미리 납부해달라고 제안하고,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두 반도체 회사가 미리 납부한 전기요금을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건설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한전 측은 제안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참여 여부와 이자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20조 원, 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두 회사가 납부한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5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한전은 선납금에 대해 국고채 2년물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자는 현금 대신 반기 단위로 전기요금을 차감해주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한전 측은 두 회사에 선납을 제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참여 여부, 이자율, 선납 규모, 선납 기간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2일 국회 토론회에서 나온 관련 발제도 "제도 도입 방향과 설계 원칙을 제시한 것일 뿐, 확정된 제도는 아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이례적인 전기요금 선납 제안에 나선 배경을 악화하는 재무구조에서 찾고 있습니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210조7,000억 원에 달하며, 하루 이자로만 115억 원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5배까지 늘려준 정부 특례가 내년 말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2028년부터 한도가 다시 2배로 축소되면 자금 조달 여력이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전 측은 전기요금 선납제도가 상호 '윈윈'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기업과 투자 재원이 필요한 한전이 서로의 필요를 상호 보완해 준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이 전기요금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한전 측은 "사채 이외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참여 기업은 국고채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다"며 "국가적으로는 한전채가 흡수하던 시중 자금이 민간 부문으로 흘러가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 전반의 채권 발행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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