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도 아닌데 '990원' 제품이…천원 한장에 장바구니 가득
SBS Biz 김한나
입력2026.09.03 07:13
수정2026.09.03 09:35
[5K프라이스 제품 (사진=이마트 제공)]
고물가로 장보기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계가 ‘1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400원대 빵과 탄산수부터 900원대 두부와 콩나물까지 등장했고, 편의점에서도 990원짜리 채소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할인율을 높이는 대신 처음부터 가격을 낮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해 소비자에게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입니다.
400원대 빵·900원대 두부…‘1000원 장보기’ 확산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초저가 PB인 ‘5K프라이스’ 출시 1주년을 맞아 상품군을 확대했습니다.
‘옥수수 밀크롤’과 ‘스파클링워터 플레인·레몬’을 각각 400원대에 선보였고, 900원대 ‘국산콩 순두부’, 1900원대 ‘소고기라면’ 등도 내놨습니다. 현재 5K프라이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400여 종에 달합니다.
5K프라이스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공동 운영하는 초저가 PB입니다. 상품 가격을 모두 5000원 이하로 책정하고 1~2인 가구를 겨냥해 소용량 상품을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롯데마트도 PB ‘오늘좋은’을 통해 1000원 미만 식재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두부와 콩나물을 400g 기준 각각 980원에 출시했습니다.
1000원 이하 PB 상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92개로, 지난해 70여 개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편의점도 ‘990원’ 경쟁…초저가가 집객상품으로
편의점업계에서도 ‘1000원 벽’을 깨기 위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S25는 극가성비 PB ‘리얼프라이스’를 통해 물티슈와 생수, 우유, 나물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리얼프라이스 980 우유’, ‘리얼프라이스 천냥 나물’ 등이 있습니다.
CU 역시 ‘싱싱생생 990원 채소’ 등을 앞세워 초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1000원 이하 PB 상품만 50여 종에 달합니다.
업계에서는 초저가 상품의 목적이 상품 자체에서 큰 수익을 내는 데 있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500원짜리 음료나 900원대 두부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를 매장이나 앱으로 끌어들이고, 다른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집객 효과’를 노리는 것입니다.
“할인보다 아예 1000원에 팔 상품 만든다”
과거에도 대형마트가 계란이나 삼겹살 등 가격에 민감한 상품을 일시적으로 싸게 판매하는 ‘미끼상품’ 전략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 전략이 상시 초저가 PB라는 하나의 상품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나 대용량 상품보다 당장 지출하는 금액이 적은 상품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상가 1만원짜리 상품을 얼마나 할인할지를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기획 단계부터 1000원에 팔 상품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유통업계의 초저가 경쟁은 단순한 할인 행사를 넘어 ‘1000원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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