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왜 바꿨나'…ISA 개편안 결국 백지화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9.02 08:33
수정2026.09.02 08:33
청년층과 투자자들의 반발이 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개편안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정부는 당초 추진했던 납입 한도 이월 금지와 계약기간 제한을 모두 철회했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는 예·적금과 펀드,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계좌입니다.
일반형 ISA는 만기 때 순이익을 기준으로 200만 원까지 비과세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익에는 9.9%의 세율을 적용합니다.
특히 만기를 길게 설정해 투자하면서 세금 정산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ISA 개편안에서 일반 ISA의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새롭게 도입하는 생산적 금융 ISA는 최대 10년까지만 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 한도도 다음 해로 이월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2029년 말까지 가입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일몰 기한도 설정했습니다.
그러자 청년층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의 경우 매년 납입 한도를 채우기 어려운 만큼, 한도 이월을 막으면 제도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한다는 ISA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김현동 배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SA는 애초에 국민 자산형성 지원이라는 취지에 따라 도입했고, 비과세와 저율과세를 통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자산취약계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개편안을 수정했습니다.
일반 ISA와 생산적 금융 ISA 모두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 한도를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계약기간도 두 계좌 모두 최소 3년으로 유지하되, 최대 계약기간 제한은 없애기로 했습니다. 가입자가 원하는 만큼 계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2029년 말까지로 설정했던 일몰 기한도 폐지했습니다.
당초 중복 가입을 제한했던 청년형 생산적 금융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주요 개편 내용 대부분이 기존 제도로 되돌아간 셈입니다.
새로운 생산적 금융 ISA를 도입하는 것을 제외하면 당초 추진했던 규제와 제한이 사실상 철회되면서, 정부가 개편안을 내놓기 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쳤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책 발표 이후 반발이 커지자 다시 원안에 가까운 형태로 되돌리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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