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100조 비상금 쌓아둔 정부…내년 820조 '슈퍼예산' 푼다

SBS Biz 지웅배
입력2026.09.01 11:45
수정2026.09.01 11:45


정부가 올해보다 93조원 늘어난 820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습니다. 정부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기에 100조원이 넘는 재정 여유자금까지 별도로 쌓아두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는 경기 회복세를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투자로 이어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청년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2년 연속 확장재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 지출 규모가 지나치게 빠르게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규모 재정 지출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변수입니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7년 예산안’을 의결했습니다.

내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 12.8% 증가했습니다. 지출 증가율은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반면 총수입은 올해보다 205조6000억원 늘어난 880조8000억원으로 전망됐습니다. 증가율은 무려 30.4%입니다.

특히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194조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법인세가 크게 늘고, 소득세수도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습니다.

세수가 지출보다 60조원 가까이 많은 이례적인 예산안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107조8000억원 적자에서 내년 3조1000억원 적자로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정부는 급증한 세수를 한꺼번에 쓰지 않기 위해 ‘미래대응기금’도 신설합니다.

내년 미래대응기금 수입은 162조3000억원으로 잡혔습니다.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은 청년 지원과 미래 성장동력 투자 등에 사용하고,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합니다.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100조원이 넘는 재정 여유분을 별도로 쌓아두는 셈입니다.

AI·반도체에 대규모 투자…청년 지원도 확대

정부는 AI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산업 투자도 대폭 확대합니다.

AI 모델 고도화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추가 확보하고,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 개발 등에 총 5조원을 투입합니다.

반도체와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의 투자 속도를 높이고 전력·용수·산업단지 등 관련 인프라 구축도 지원합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도 나섭니다.

미래 성장엔진 관련 예산은 올해 51조2000억원에서 내년 62조8000억원으로 22.7% 늘어납니다. 핵융합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7대 국가전략 핵심기술 육성도 추진합니다.

청년 지원 역시 강화합니다.

청년미래적금의 소득 요건을 없애 모든 청년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혼인·출산·양육 지원 패키지도 도입합니다.

AI·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부트캠프 지원 인원을 두 배로 늘리고, 현장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인턴 학기를 통해 대학생 6만명에게 졸업 전 취업 경력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복지·지방행정 예산 확대…교육교부금도 손질

12대 분야 가운데서는 일반·지방행정 예산이 가장 크게 늘어납니다.

올해 121조4000억원에서 내년 149조원으로 27조6000억원 증가합니다.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도 24조6000억원 확대됩니다.

기준중위소득은 역대 최대 폭인 6.7% 인상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등 복지 지원을 강화합니다.

교육재정 구조도 손질합니다.

정부는 1972년부터 이어져 온 내국세 연동 방식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해 경상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을 도입할 방침입니다.

세수가 늘면 교육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기존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입니다.

2030년 예산 1005조원…‘확장재정’ 부담 커지나

문제는 재정 규모가 너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총지출은 2030년 1005조200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입니다. 800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몇 년 만에 1000조원 시대를 맞게 되는 셈입니다.

정부는 대규모 재정 투자를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만들고, 성장으로 세수를 늘려 다시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한번 늘어난 정부 지출은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장기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청년 지원과 혼인·출산·양육 지원, 소상공인 채무조정 등 각종 지원 사업이 확대되면서 정책 효과와 재정 지속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100조원이 넘는 미래대응기금 역시 국회 감시를 피해 정부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쌈짓돈’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규모 재정 지출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갑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교육교부금 개편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지웅배다른기사
100조 비상금 쌓아둔 정부…내년 820조 '슈퍼예산' 푼다
820.9조 슈퍼예산…'162조 미래기금' 정부 재량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