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미디어텍에 베팅…업계 '표준' 노린다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9.01 04:24
수정2026.09.01 05:39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EPA=연합뉴스)]
인공지능(AI)판 중앙은행 역할을 자처하며 생태계 확장에 여념없는 엔비디아가 이번엔 대만 칩설계 및 제조사인 미디어텍에 35억 달러(약4조8천억원)를 투자해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현지시간 3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양사는 공동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가 미디어텍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매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미디어텍은 대만의 대표적인 팹리스 반도체 기업입니다. 자체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기보다 칩을 설계하고 생산은 파운드리 업체에 맡깁니다.
그동안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통신칩 등을 주력으로 해왔으며,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멘시티’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고 AI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구글과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자체 AI칩을 개발하려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계 파트너로 입지를 넓혔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미디어텍의 시가총액이 약 3배로 늘어난 것도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미디어텍은 올해 AI칩 매출을 약 2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약 8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장 가운데 최대 15%를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의 기술 협력도 더욱 확대됩니다.
미디어텍은 엔비디아의 NVLink Fusion과 새롭게 발표된 NV HBM 기술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NVLink Fusion은 데이터센터에서 GPU와 CPU, 자체 AI 가속기 등 서로 다른 반도체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엔비디아의 인터커넥트 기술입니다. NV HBM은 HBM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플랫폼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미디어텍이 AI 데이터센터용 칩을 직접 설계하더라도 칩과 칩을 연결하고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과정에서는 엔비디아 기술을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미디어텍은 이를 기반으로 자체 AI칩을 만들려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을 지원하면서 이 시장의 강자인 브로드컴과 마벨테크놀로지에 도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AI칩 개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들은 모두 자체 AI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입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이러한 흐름을 막기보다 빅테크의 자체 AI칩까지 엔비디아 기술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엔비디아 GPU 대신 자체 칩을 사용하더라도 칩과 칩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인터커넥트 기술은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회사에서 데이터센터 전체의 플랫폼과 연결 표준을 제공하는 회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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