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C카드도 3년 해보니…데이터전문기관 줄반납, 왜?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제공=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 활성화를 위해 3년 전 추가 지정한 데이터전문기관 8곳 가운데 5곳이 자격을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6일 신한카드와 BC카드, 삼성SDS, 쿠콘 등 4개사의 데이터전문기관 지정을 취소했습니다. 모두 해당 회사가 자진해서 지정 취소를 신청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앞서 LG CNS도 지난해 6월 자격을 자진 반납한 만큼 지난 2023년 추가 지정된 8곳 가운데 5곳이 약 3년 만에 빠져나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추가 지정된 기관 가운데 삼성카드와 신한은행,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등 3곳만 데이터전문기관 자격을 유지하게 됩니다. 민간기업만 놓고 보면 당시 지정된 7곳 중 삼성카드와 신한은행 2곳만 남습니다.
데이터전문기관은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 등이 보유한 가명정보를 결합하고 익명처리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기관입니다.
금융위는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23년 7월 BC카드와 LG CNS, 삼성SDS, 삼성카드, 신한은행, 신한카드, 쿠콘, 통계청 등 8곳을 추가 지정했습니다.
기존 금융보안원과 한국신용정보원,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4곳에 불과했던 데이터전문기관을 민간 중심으로 대폭 확대한 겁니다.
신한카드 "그룹 내 효율화"…삼성SDS "AI 집중"
다만 이번 지정 취소가 데이터 결합 실적 부진에 따른 일괄적인 철수는 아닙니다.
신한카드는 그룹 내 사업 효율화를 이유로 자격을 반납했습니다. 신한금융그룹 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각각 데이터전문기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데이터전문기관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그룹 내 복수의 기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결합 수요나 사업성을 고려해 지정 취소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카드는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민간 데이터전문기관 가운데 많은 수준의 결합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결합 요청 건도 모두 완료한 뒤 자격을 반납해 서비스 차질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BC카드는 데이터 결합 시장의 성장성과 사업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데이터전문기관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BC카드 관계자는 "변화하는 데이터 산업 환경에 맞춰 회사의 사업 역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라이선스 유지에 필요한 관리·운영 체계를 효율화하고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선택과 집중해 데이터 사업 전반의 효율성과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문인력이나 설비 등 지정요건을 유지하는 데 따른 부담 자체가 사업 중단의 이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BC카드는 기존 데이터 결합 업무와 관련한 신용정보 폐기와 자료 제출 등 후속 조치를 마쳤으며, 향후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한 데이터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삼성SDS는 인공지능(AI)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사업 재편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삼성SDS 관계자는 "기업의 AX 지원과 AI 솔루션·플랫폼·인프라 등 AI 풀스택 사업에 집중하고자 자격을 반납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SDS 역시 지난 2023년 지정 이후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금융·비금융 이종 산업 간 가명데이터 결합과 익명처리 적정성 평가 등을 수행해왔습니다.
8곳 중 5곳 이탈…민간 확대 3년 만에 재편
데이터전문기관은 한 번 지정되면 자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은 지정기관이 전문인력과 시설 등 요건을 계속 충족하는지 3년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최근 제13차 회의에서 '삼성카드㈜ 등 3개 기관의 데이터전문기관 지정확인 결과'를 보고받았습니다. 금감원 확인 결과 이들 기관의 적격성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결국 2023년 추가 지정기관들은 첫 3년 주기 지정확인을 전후해 자격을 유지하는 3곳과 자진 반납하는 4곳으로 갈리게 됐습니다.
회사별 반납 이유는 그룹 내 기능 중복과 사업전략 재편 등으로 서로 다르지만, 금융당국이 데이터 결합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한 민간기업 7곳 가운데 5곳이 불과 3년여 만에 자격을 반납하면서 민간 사업자의 자격 유지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데이터전문기관의 직접적인 수수료 시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2년 당시 데이터전문기관 4곳의 데이터 결합 실적은 117건, 관련 수수료 수입은 4억6천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결합 자체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전문기관이 다수 존재해야 할 만큼 시장이 크지는 않다"며 "별도 인력과 인프라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사업적 유인이 충분하지 않으면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자격을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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