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믿고 알트코인 투자했는데'…5년간 3분의 1 퇴출
SBS Biz 오서영
입력2026.08.31 06:09
수정2026.08.31 06:10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함량 미달의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을 무분별하게 거래 지원해 온 사실이 수치로 드러났습니다.
과도한 거래 유치 경쟁 속에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남발해 투자자 보호를 뒷전으로 미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오늘(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는 2022년부터 올해 7월 말(빗썸은 8월 18일)까지 총 1천236개(중복 포함)의 알트코인을 신규 상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들이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한 알트코인은 430개에 달했습니다.
2022년 이전 상장된 알트코인이 상장 폐지된 경우도 포함된 수치지만, 단순 계산하면 3분의 1이 넘는 알트코인이 뒤늦게 상장 폐지된 셈입니다.
이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532개 사가 신규 상장되고, 76개 사가 감사 의견 미달 등을 이유로 상장 폐지된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알트코인이 이른바 '코스닥 동전주'보다 취약해 관련 제도 개선에 관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거래소를 믿고 불량 알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미처 매도 타이밍을 놓친 이용자라면 가격 급락에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코빗 직원들과 만나 "(거래소들이) 알트코인 200∼300개 상장해서 고객 80∼90%가 물을 먹었더라"라며 "그건 범죄행위다. 그렇게 하고 회사가 돈을 버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한 바 있습니다.
회사별로 보면, 업비트가 2022년 이후 219개의 알트코인을 신규 상장했고, 같은 기간 42개를 상장 폐지했습니다. 신규 상장 대비 상장 폐지 비율이 19.2%로 상당히 높았으나, 5대 거래소 중에는 가장 낮은 축에 속했습니다. 상장 폐지 사유로는 '이용자 피해'가 28개로 최다였고, '기술·보안 문제'가 8개, '법규 위반'과 '발행 주체의 신뢰성 부족'이 각 2개, '기타'가 2개 등이었습니다.
빗썸은 이 기간 알트코인 426개를 새롭게 상장하고, 134개를 상장 폐지했습니다. 단순 상장 폐지율은 31.5%로 업비트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코인원은 337개를 신규 상장하고 157개를 상장 폐지해 46.6%, 코빗은 148개를 상장하고 30개를 제외해 20.3%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고팍스는 106개 상장, 67개 퇴출로 두 수치 간 비율이 5대 거래소 중 가장 높은 63.2%에 달했습니다.
상장 후 1년도 채 넘기지 못하고 퇴출당한 알트코인도 총 38개로 적지 않았습니다. 빗썸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코인원(11개), 고팍스(5개), 코빗(4개), 업비트(2개)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거래소들이 공격적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투자자들을 유인, 거래량을 폭증시킨 사례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빗은 2023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했는데, 이벤트 기간(133일) 일평균 거래대금이 706억6천만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보다 1520.8% 치솟았습니다. 이벤트 종료 직후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다시 301억원에 그쳐 57.4% 급감했습니다. 최근에도 코빗과 코인원이 앞다퉈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발표해 비슷한 경쟁을 되풀이하는 모습입니다.
함량 미달의 알트코인이 엄격히 걸러지지 못하는 가운데 단기 투기성 거래를 부추기는 거래 유치 경쟁이 벌어지면 결국 투자자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박성훈 의원 지적입니다. 박 의원은 "거래소 배만 불리고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코인 상장 '폭탄 돌리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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