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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교섭 미루면 형사처벌…'사용자만 처벌'해도 될까

SBS Biz 서주연
입력2026.08.30 14:43
수정2026.08.30 15:01

[노사갈등 (PG)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미루는 사용자를 처벌하는 노동조합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옛 노동조합법 90조 가운데 81조 3호 관련 부분에 대한 위헌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내용입니다.

청구인은 회사 대표입니다. 그는 2017년 4월부터 8월까지 노조의 교섭 요청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2018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노조가 낸 단체협약 수정안 협의를 거부해 교섭을 해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청구인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22년 3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인은 ‘정당한 이유’와 ‘해태’의 의미가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노조에는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 등 다른 수단이 있는데도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하고, 성실교섭 의무가 사용자와 노조 모두에게 있는데 사용자만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헌재는 이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헌재는 조항의 입법 목적과 문언, 관련 판례 등을 종합하면 ‘해태’와 ‘정당한 이유’의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해태는 사용자가 형식적으로만 단체교섭에 응하거나 노조 요구에 장기간 응하지 않아 교섭을 지연하는 행위 등 단체교섭 거부에 준할 정도로 교섭 성립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포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당한 이유’는 단체교섭의 주체와 대상, 방법 등 구체적 사정을 고려할 때 사용자가 교섭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을 뜻한다고 봤습니다.

헌재는 노동위원회 구제명령만으로는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를 실효적으로 막기 어려웠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제도라며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해당 조항이 근로자의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용자와 노조를 달리 취급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측은 이번 결정이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에 대한 처벌 조항의 위헌성을 처음 판단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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