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美, 이란전 와중에 군사지원 중단 통보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8.29 17:18
수정2026.08.29 17:21

[이라크 내 쿠르드족 전투원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과거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협력해온 중동의 핵심 동맹인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현지시간 28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최근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에 오는 9월 30일 만료되는 페슈메르가 안보지원 협정을 갱신할 계획이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페슈메르가는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정부의 군사·안보 조직으로, 약 18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을 장악했던 2014년 이후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과 함께 IS 격퇴전에 참여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2016년 페슈메르가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2022년 이를 갱신했습니다. 

페슈메르가는 올해 미국의 대(對)IS 프로그램을 통해 6천100만달러(약 842억원)를 지원받았습니다.
    
미 국방부는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페슈메르가에 대한 안보 지원을 전액 삭감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IS가 격퇴된 만큼 관련 예산을 다른 곳에 써야 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이 예산안은 아직 미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쿠르드 측은 미국의 지원 중단이 심각한 안보 공백을 야기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이라크 쿠르드 지역은 이란 및 친이란 민병대로부터 150차례가 넘는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는 등 집중 표적이 돼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동맹국들에 '미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아메리칸 대학교 글로벌 쿠르드 평화 이니셔티브의 예레반 사이드 이사는 "미국은 이라크와 중동에서 미국의 목표를 위해 피를 흘린 쿠르드족을 버리는 셈"이라며 "쿠르드족이 무방비로 방치된다면 이란과 중국, 러시아가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구가 3천만∼4천만 명에 달하는 쿠르드족은 독립 국가를 이루지 못한 채 주로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 네 나라에 나뉘어 거주합니다.

독립 국가를 염원하는 이들은 지난 100여년 간 영국, 소련, 미국 등 열강의 용병으로 동원됐다 여러 차례 배신당한 역사가 있습니다.
    
쿠르드 민병대는 2014년 IS 격퇴전에서도 미국의 최전선 파트너로 싸우며 수만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후 쿠르드 자치정부는 독립을 인정해달라고 국제사회에 계속해서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외면했습니다.
    
쿠르드족은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에 동원될 수 있다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전적으로 찬성"이라고 했다가 "쿠르드족이 개입하지 않아도 전쟁은 아주 복잡하다. 우리는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IS 격퇴 국제연합군을 이끌었던 제임스 제프리 전 이라크·튀르키예 주재 미국대사는 "2014년 미군 부재 속에서 IS가 이라크에 들이닥쳤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페슈메르가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와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 방침에 따라 미군의 최대 우방이었던 쿠르드족은 이란의 위협 앞에 가장 취약한 상태로 남겨지게 됐다고 BBC는 지적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정민다른기사
영국 GDP 3% 국방비 난항…나토 기준, 2035년까지 3.5%
'네팔 대홍수' 복구 비용 최대 7조원 추정…네팔 경제 규모의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