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써도 계속 걷는다'…물이용부담금 2255억 쌓아둔 기후부
수도요금 고지서를 자세히 보면 '물이용부담금'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상수원 보호와 수질개선 등에 쓰기 위해 걷는 돈입니다.
현재 기본 부과율은 물 1톤당 170원입니다. 4인 가구가 한 달 평균 18톤을 쓴다고 보면 물이용부담금으로 가구당 연간 약 3만7천원을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담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쌓이고 있습니다. 과도한 부담금을 부과하면서 부담금 감면이나 신규사업 확대 등의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담금 수입 과도해"
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물이용부담금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섬진강 등 4개 수계 권역별로 운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운용 규모는 모두 9607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이들 4개 수계가 부담금을 걷어 사업·운영에 쓴 돈은 9259억원, 나머지 2255억원의 여유자금은 그대로 쌓여있는 상황입니다.
수계별로 여유자금을 보면, 한강수계(서울·인천·경기 등이 포함) 443억원, 낙동강수계(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이 포함) 223억원으로 지출액 대비 각각 9.1%, 10% 수준입니다.
그런데 금강수계(대전·세종·충청권과 전북 일부)의 여유자금은 668억원으로 지출액 대비 54.6%, 영산강·섬진강수계(광주·전남과 전북 일부)는 921억원으로 지출액 905억원보다 더 많은 돈이 남았습니다.
특히 영산강·섬진강수계의 경우 2023년 대비 지난해 사업·운영 지출은 0.5% 줄어든 반면 여유자금은 33.5%나 불어났습니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부담금이 목적사업에 쓰는 돈에 비해 여유자금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계획된 사업이 제때 수행되지 못했거나, 부담금 수입이 과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예산처는 지난해에도 "영산강·섬진강수계에 남는 돈을 활용할 신규사업을 발굴하거나 물이용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국민 부담금 낮추랬더니 오히려 인상?
2년 연속 수계 부담금 운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도 금강과 영산강·섬진강 수계는 부담금 인하 계획도, 새로 편성한 신규 사업도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물이용부담금이 올라 시민들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부산광역시는 올해 생활용수 물이용부담금을 톤당 148.9원에서 149.8원으로 올렸고, 경기도 파주시도 지난해보다 부담금이 인상됐습니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특정 수계의 부담금만 낮출 경우 다른 수계와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물이용부담금이 기금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해 기금 수입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며 감면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대신 기후부는 주민지원과 환경시설 정비를 확대하고 내년 신규사업도 추진해 여유자금을 순차적으로 줄여나간단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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