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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누르자 더 뛰는 비트코인·금…어디까지 오를까?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8.28 10:50
수정2026.08.28 11:12

[앵커]

한동안 투자자들의 시선에서 멀어졌던 금과 비트코인이 갑자기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언제 이만큼이나 올랐지? 할 정도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불안한 시장 상황 속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채금리를 어떻게든 누르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일종의 풍선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베팅,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요.

정광윤 기자와 월가에서 나오고 있는 분석과 전망,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비트코인 흐름부터 보죠.

어디까지 올라갔습니까?

[기자]

네, 이번 주 비트코인은 장중 8만1천달러선까지 뚫고 올라갔습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클래리티' 법안 통과를 촉구하면서 불붙은 상승세가 이어진 건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기관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난 가운데 숏스퀴즈 즉, 매도포지션 청산이 오름폭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투자심리도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지난 25일 83을 기록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80 이상은 '극도의 탐욕' 단계로 분류됩니다.

[앵커]

금도 많이 뛰었죠?

[기자]

네, 현지시간 2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장중 4천713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

결국 이날 4천680달러대로 거래를 마치면서 약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금값은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15% 넘게 상승했는데요.

약 27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여기엔 장기 국채금리 오름세가 주춤했던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은 이자를 받을 수 없는 특성상 금리가 낮을수록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달러약세도 한몫했는데요.

외화보유자들에겐 달러로 책정되는 금값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앵커]

최근 비트코인과 금값을 밀어 올리는 게 미국 재무부라는 분석이 나오죠?

[기자]

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앞서 국채 바이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게 촉매가 됐습니다.

월가에선 시장 논리로 결정된 장기금리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미국 나랏빚이 40조달러를 넘어선 마당에 리스크에 대한 이자보상마저 억눌렀으니 국채 선호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줄이고 대신 금을 최대 15%로 늘리라고 권했습니다.

"개선책이 없다면 이르면 1년, 늦어도 5년 안에 미국 부채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비정부 발행 화폐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최근 '디베이스먼트 트레이트'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정확히 뭘 뜻하는 건가요?

[기자]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화폐가치 하락을 내다보고 현금이나 채권 대신 비트코인·금 같은 대체자산으로 옮겨가는 걸 뜻합니다.

이 용어의 유래는 중세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걷힌 세금보다 돈을 더 쓰고 싶었던 헨리 8세는 금화에 실제 금 함량을 줄이고 구리 등으로 대체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면서 종국엔 금화가 아니라 도금한 수준이 돼버렸는데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로 잘 알려진 그레샴의 법칙이 바로 이를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제대로 된 금화는 순수 금 자체의 가치가 유지되니 모두들 쟁여두고, 엉터리 화폐만 시중에 풀리는 겁니다.

이로 인해 화폐가치는 바닥을 쳤고, 인플레가 심화됐는데요.

결국 후대 국왕이 불량화폐를 모아 폐기처분하는 것으로 아버지의 방탕함을 뒷수습해야 했습니다.

[앵커]

지도자 리스크라든지, 여러모로 오늘날 시장과도 겹쳐 보이는 측면이 있군요?

[기자]

네, 실상 '트럼프 리스크'가 본격화된 1년 전 이맘때쯤에도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이 전 세계를 흔들었고, 베네수엘라 봉쇄와 이란 핵 시설 공습 등 지정학적 불안도 컸는데요.

달러 불신이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부터 투자자들까지 앞다퉈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 결과 금값은 지난해에만 70% 올랐고, 올초엔 온스당 5500달러선마저 돌파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때부터 금값 상승세가 꺾였잖아요?

[기자]

네, 지난 1월 말, 당시만 해도 매파 이미지가 두드러졌던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이 발표되면서 금리인상 기대감이 급격히 커졌습니다.

이어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인플레 우려가 이를 한층 부채질했습니다.

무엇보다 리스크에 '대비'하는 게 아니라,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서자 유동성도 중요해졌는데요.

기축통화 겸 안전자산인 달러의 매력이 금보다 커진 겁니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한 로이터 칼럼에선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단일 안전자산이라는 개념이 무색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전쟁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전보다 많이 꺾이면서 다시 달러가 금에 밀려났는데요.

특히, 워시 의장이 매파 시늉만 낸다는 시장 불신이 더 확고해진 지난달 FOMC 후 달러가치가 급락했습니다.

[앵커]

지금은 상황이 또다시 반전됐는데, 금값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까요?

[기자]

UBS는 향후 1년 내 금값이 온스당 54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현물가격을 기준으로 약 18%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건데요.

"지난해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던 세계적인 부채 증가와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주춤했던 중앙은행 매수세도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관계자들 설문에 따르면 89%가 향후 1년 이내 전 세계 중앙은행 금보유량 증가를 예상했고, 45%는 자국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감소를 예상한 비율은 1%에 불과했습니다.

다만 국채금리가 시장 압력에 못 이겨 튀어 오르며 금값이 단기 조정에 직면할 가능성도 충분한데요.

중장기적으론 구조적인 상승압력이 더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가상자산의 경우엔 어떻습니까?

[기자]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지속적인 가상자산 랠리를 위해선 정체돼 있던 자금 유입 재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장단기 금리 모두 억누르면서 위험자산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지난주 비트코인과 증시의 상관계수가 바닥을 치긴 했지만 연간 기준으론 여전히 금보다는 증시 흐름과 더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지난해 금이 70% 오르는 와중에 비트코인은 30%가량 폭락하면서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은 이제 빛이 많이 바랬는데요.

'중앙통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에서 최근 대체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중앙의 지원' 즉,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나 정책이 주요 상승동력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양면적인 특성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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