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킹 ETF 뜨는데…한국은 과세 기준도 '깜깜'
SBS Biz 신다미
입력2026.08.27 10:30
수정2026.08.27 10:40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가상자산을 예치해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Staking)'이 상장지수상품(ETF)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앞두고도 스테이킹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가상자산 산업을 어떻게 규율할지에 대한 제도는 아직 마련 중인데 세금부터 걷는 '선(先) 과세·후(後) 제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테이킹은 보유한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맡기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방식입니다. 최근 해외에서는 단순히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스테이킹으로 발생한 수익까지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투자자가 보유한 솔라나 일부를 스테이킹하는 구조로 설계된 한 상품은 출시 첫 달 주당 약 169원(0.1216달러)을 현금으로 분배했습니다. 가상자산을 보유하면서 얻은 스테이킹 수익을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돌려준 것입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더리움 스테이킹 상품을 통해 지난 1월 주당 0.083178달러, 약 120원을 분배했습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스테이크드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ETHB)'도 지난 6월 주당 0.015237달러, 약 23원을 지급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완성되기 전에 과세 시행부터 앞두고 있습니다. 현행 계획대로라면 2027년부터 가상자산 투자로 얻은 소득 가운데 연간 250만원을 넘는 금액에 22%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문제는 스테이킹처럼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과세 기준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현행 과세 체계가 스테이킹이나 에어드롭 등 새로운 형태의 가상자산 소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쟁점은 ‘언제 세금을 매길 것인가’입니다. 스테이킹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받은 순간 소득이 생긴 것으로 볼지, 이후 해당 가상자산을 실제로 팔아 현금화했을 때 과세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손실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문제입니다. 같은 해 발생한 가상자산 투자이익과 손실은 서로 상계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이후 수익에서 빼주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가상자산 투자로 큰 손실을 봤더라도 올해 수익이 발생하면 지난해 손실을 빼지 못하고 올해 수익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야 합니다. 가격 변동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주식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됩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됐지만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는 예정대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일반 투자자가 국내 상장주식과 비트코인으로 각각 1억원의 투자이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세금 부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주식의 일반적인 매매차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투자이익에는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는 것입니다.
이런 환경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동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에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동한 자금은 약 700조원에 달합니다.
국내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 상품과 서비스가 제한된 상황에서 과세까지 시작될 경우 투자자와 자금이 해외 시장으로 더 빠져나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가상자산을 단순히 사고파는 단계를 넘어 스테이킹으로 추가 수익을 만들고, 이를 금융상품에 결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도 세금을 먼저 매기기보다 스테이킹 등 새로운 서비스의 법적 지위와 투자자 보호 장치, 소득을 계산하는 방식 등 시장의 기본 규칙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는 폐지하면서 가상자산에는 과세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과세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과세 시행을 서두르기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를 통해 산업의 법적 기반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먼저 마련하고, 이후 다른 투자자산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과세 체계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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