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뒷심? 쿠팡, 예전과 달라졌다…공정위와 정면대결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8.27 09:53
수정2026.08.27 09:58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의 한 쿠팡 차고지에 배송 트럭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거부하고 직권 조사 취소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전에도 같은 법 위반으로 공정위 현장 조사에 응해왔다가 입장이 달라진 만큼 미국 정치권에서 공정위 조사·제재 등과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이후 맞대응에 나선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다른 기업으로 현장 조사 불응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쿠팡은 현장 조사 거부라는 전례를 남겨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쿠팡 관련 조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19일부터 28일까지 쿠팡을 현장 조사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쿠팡 측이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 측은 공정위의 현장 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했습니다. 공정위는 쿠팡의 소송 제기 사실을 24일 인지하고 현장 조사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쿠팡이 근거로 삼은 법률은 행정조사에 나서려는 기관장은 이 사실을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조사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한 행정조사기본법 17조입니다.
아울러 행정조사기본법 3조 2항은 공정위 소관 법 중 공정거래법, 표시광고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 8개 법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공정위가 의혹을 두고 있는 대규모유통업법은 행정조사기본법 예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 통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행정조사기본법은 2007년 제정됐다. 대규모유통업법은 그보다 늦은 2011년 제정돼 예외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뿐 아니라 공정위 소관인 대리점법도 2015년 제정돼 예외로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은 행정조사기본법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행정조사기본법 3조 1항에선 '행정조사에 관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행정조사기본법을 따른다고 정의돼 있는데, 대규모유통업법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대규모유통업법 38조에는 이 법이 공정거래법을 준용한다고 규정합니다. 38조 3항엔 대규모유통업법에 필요한 공정위 조사·의견 청취 역시 공정거래법을 준용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과 마찬가지로 행정조사기본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의 논리입니다.
실제로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다른 기업은 물론 쿠팡을 상대로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벌여왔습니다.
앞서 쿠팡은 목표 마진을 달성하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등을 요구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올해 2월 과징금 21억8천5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제재에 앞서 쿠팡은 불응 없이 공정위 현장 조사를 받았습니다.
쿠팡의 대응이 달라진 배경에는 미국 정치권에서 공정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쿠팡 제재를 '미국 기업 차별'로 주장한 것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달 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한국은 수십년간 미국인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으나 차별 대우는 최근 몇 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며 '강압적인 조사 전술'이 차별대우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쿠팡이 미국의 이 같은 비호 속에 한국의 공권력에 정면 도전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장 쿠팡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조사는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집행정지는 1∼2주 안에 결론이 나더라도 본안 소송은 어느 쪽이든 대법원까지 끌어 3∼4년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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