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정부 지원에도 '자금난'…홈플러스 소상공인 "핀셋지원" 호소

SBS Biz 오정인
입력2026.08.25 18:41
수정2026.08.25 19:50

[2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영업을 재개했지만 매장 내 협력·입점업체들의 경영상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생절차 장기화로 인한 대금 미정산과 매출 감소 등으로 자금난이 계속되는 데다, 정부의 정책 자금 지원은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5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병권 제2차관 주재로 서울 영등포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간담회'를 열고 현장 어려움을 청취했습니다.

먼저, 협력업체들은 기존 대금이 묶인 가운데 신규 납품에 필요한 원재료비와 인건비까지 떠 안아야 하는 부담을 호소했습니다. 

홈플러스에 가공식품을 납품하는 이영주 칠갑농산 대표는 "채권은 있지만 당장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현금은 없는 상황"이라며 "대금은 2~3년 뒤에 받는데, 이미 발생한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납부해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칠갑농산은 약 12억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지만, 그럼에도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변제기간 연장에 동의했습니다. 

이 대표는 "돈을 빨리 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홈플러스라는 대형 유통업체가 사라지면 12억원이 묶여 발생하는 손실보다, 장기적으로 홈플러스라는 큰 판매처를 잃는 장기적인 손실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부영 엠디에스 본부장은 "미수금이 약 18억원에 달한다"며 "홈플러스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40%인데, 회생절차 장기화로 현금 운용과 이자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홈플러스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습니다. 

김성일 한스B&F 전무는 "지원대책 발표 이후 금융기관을 찾아갔지만 기존 대출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더라"며 "개인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쓴 상황에 기존 대출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그게 무슨 홈플러스 납품업체를 지원하는 정책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무는 "홈플러스 폐점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버틸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원 기준 완화 등을 요청했습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홈플러스 소상공인 대상 긴급 경영안정자금은 109억원(294건)이 지급됐습니다.

400억원 규모의 전용 트랙을 신설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은 10억원(3건)이 집행됐으며, 현재 53억원(16건)이 승인돼 집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은 홈플러스 협력업체를 포함해 기존 보증 1년 전액 만기 연장 및 신규자금을 25억원(7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지난달부터 지원을 시작했는데도 협력업체 대상 자금 지원이 3건, 기보 지원은 7건 정도에 그쳤다"며 "지역 조건이나 절차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입점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습니다. 특히 폐점이 확정된 비핵심 점포 37곳에 자리한 입점업체들은 "받을 돈도, 떠날 돈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폐점이 결정된 부산센텀시티점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원수정 제주스 대표는 "4년 전 시설비 1억6천만원을 들여 장사를 시작했는데, 고스란히 없어진 돈이니까 가게를 옮길 수도 없다"며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을 때보다 매출이 70% 이상 감소했다. 홈플러스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라도 마련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소상공인의 폐업과 재도전을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도 알아봤지만, 정작 입점업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서울 중계점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채희재 대표는 "대출이 아닌 방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주신다면, 저를 포함한 여러 사장님들이 그래도 희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김순중 슈퍼윙스 대표(대구 성서점 입점업주 비상대책위원장)은 "올리브영이나 탑텐, ABC마트, 아트박스 등도 입점해 있는데 이들도 모두 나가려고 한다"며 "이런 앵커 스토어까지 빠진다면 더 작은 업체들은 장사를 유지하기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한 실질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장은 "지금 영업을 재개한 67개 점포와 폐점 대상인 37개 점포는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 이 둘을 구분해 핀셋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영업점에는 매출 회복을, 폐점 점포에는 이전과 재창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정부 차원에서 홈플러스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고, 빨리 정상화 돼서 유통기업으로서 존속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러 이유로 쉽게 (원매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책 수단 등 중기부 차원에서 동원 가능한 것들을 활용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책금융 지원과 관련해선 "융자 기준은 다시 한번 들여다 봐서, 파격적인 조건 변경을 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협력·입점업체들의 법률 지원에 대한 방안도 검토해 보고, 희망리턴패키지를 비롯해 업체들에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겠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차관은 "중기부 단독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은 오늘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부처에 공유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오정인다른기사
정부 지원에도 '자금난'…홈플러스 소상공인 "핀셋지원" 호소
백혈병 신약개발 탄력…신라젠, BAL0891 FDA 희귀의약품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