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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 국채전략, 트럼프 가상자산 정책과 한배?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8.25 04:25
수정2026.08.25 05:52

[스테이블코인 (PG)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해온 가상자산 정책과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의 국채시장 안정 전략이 맞물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4일 베센트 장관이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추진하는 국채시장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법제화로 예상하지 못한 지원군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가치가 일정하게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입니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발행사가 현금이나 미 국채 같은 준비자산을 보유해 통상 1코인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준비자산 수요도 함께 커집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주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백은 이미 시장에 풀린 국채를 재무부가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장기채 공급 부담을 줄이고 시장 유동성을 개선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재무부가 장기채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마련하느냐입니다.

베선트 장관은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대신 만기가 짧은 재무부 단기증권(T-bill) 발행을 늘리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이를 ‘트레저리 트위스트’라고 표현했습니다. 장기채 공급은 줄이는 대신 단기채 공급을 확대해 국채시장의 만기구조를 바꾸겠다는 전략입니다.

최근 미국의 장기국채 금리가 약 2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재무부는 장기물 공급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베선트 장관의 국채 전략과 연결됩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지니어스법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연방 차원에서 규율하는 제도입니다.

이 법에 따라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발행한 코인을 충분한 안전자산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준비자산으로 미 국채를 사용할 경우 잔존 만기가 93일 이하인 단기국채 등이 주요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어날수록 발행사는 이에 맞춰 현금이나 단기 미 국채를 추가로 확보해야 합니다.

재무부가 장기채 바이백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을 늘리려는 바로 그 단기국채에 구조적인 신규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베센트 장관도 과거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의 새로운 대규모 수요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해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3천억달러(약 415조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가상자산 활용이 확대되고 규제가 명확해질 경우 시장 규모가 향후 수년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망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장기적으로 최대 4조달러(약 5천536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제시됩니다.

실제로 이 정도 규모로 성장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보유해야 할 준비자산도 함께 급증합니다.

그 상당 부분이 단기 미 국채로 흘러갈 경우 재무부에는 새로운 대형 국채 매수층이 생깁니다.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 국채 가격은 올라가고 금리는 낮아질 수 있어 미국 정부의 차입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장기채 발행 부담을 줄이고 단기채 비중을 높이는 상황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수요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국채 수요 확대가 실제 미국 정부의 전체 차입비용을 얼마나 낮출지는 자금의 출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 투자자가 은행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에 있던 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단순히 옮긴다면 금융시스템 전체에서 미 국채에 대한 순수한 신규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그 돈이 은행이나 펀드를 통해 미 국채에 투자돼 있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해외 투자자가 자국 통화나 다른 자산을 팔아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산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미국 금융시장 밖에 있던 자금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거쳐 미 단기국채로 들어오는 새로운 수요가 될 수 있습니다.

WSJ은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를 인용해 해외 저축자금에서 발생하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미 국채의 순수한 신규 수요를 만들어낼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방침 아래 관련 규제 정비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동안 이 정책은 주로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기업의 성장, 달러의 디지털화라는 관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부채가 급증하고 장기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재무부의 부채관리 수단과도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면 단기국채 수요가 늘고 재무부는 이 수요를 활용해 단기채를 더 발행하면서 장기채 공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가상자산 육성 정책이 국채시장의 새로운 매수 기반을 만드는 역할까지 하게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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