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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달러 4배 더 팔았다…고환율 잡은 '수출기업 달러'

SBS Biz 박연신
입력2026.08.23 09:36
수정2026.08.23 09:39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이 외환시장에서 내다 판 달러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환율에 대응해 정부가 수출기업의 달러 환전을 독려한 가운데, 기업들의 달러 순매도 규모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확대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준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 민간기업의 올해 2분기 현물환·선물환 매도액은 2천635억9천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2분기 1천536억7천만달러와 비교하면 71.5% 증가한 규모입니다.

반면 기업들의 달러 매수액은 같은 기간 1천242억달러에서 1천539억4천만달러로 23.9%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 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2분기 294억7천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1천96억5천만달러로 4배 가까이 확대됐습니다.

1분기에도 기업들은 2천15억2천만달러를 매도하고 1천242억7천만달러를 매수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전체로 보면 기업들의 달러 매도액은 4천651억1천만달러, 매수액은 2천782억1천만달러로 순매도 규모가 1천869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순매도액 584억9천만달러와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어난 수준입니다.

한은 통계상 비금융 민간기업은 금융기관과 공공기업을 제외한 기업을 의미하며, 거래액에는 현물환과 선물환 거래가 모두 포함됩니다.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수급 안정이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환율은 연초 1,400원대 중반에서 출발해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지난 6월 초에는 장중 1,560원을 넘어서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정부는 당시 주요 수출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수출대금을 신속하게 환전하고 해외에 유보된 자금의 국내 유입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시장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분기 기업들의 달러 순매도 규모가 크게 늘면서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후 환율은 7월부터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확대와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대금 유입 등이 외환시장 수급 개선 요인으로 거론됐습니다.

기업들의 달러 매도세는 3분기에도 상당 규모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8일 한 달여 만에 1,500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이달 19일에는 1,400원선도 밑돌았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장중 1,380.3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9월 18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최근 환율 하락에는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과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글로벌 투자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다만 기업들의 대규모 달러 매도가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운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남준 의원은 “최근 환율 안정은 외환당국의 노력뿐 아니라 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달러 수입에 따른 공급 확대가 기여한 바가 크다”며 “AI·반도체 수출 실적이 달러 유입으로 환율을 안정시키고 다시 AI·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 국내 투자로 연결되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어지도록 제도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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