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신뢰에서 능력 의심 받는 미국 세계 질서 유지 역량 의문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8.22 04:57
수정2026.08.22 05:03
이란 전쟁 장기화로 무기 비축량이 고갈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이전만큼 세계질서를 유지할 능력이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이 동맹을 도울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기 고갈로 하드파워 한계마저 드러내면서 의지도 능력도 바닥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WSJ은 수석 대외정책 기자의 안보 칼럼에서 일단 미국의 동맹국들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미국의 의도에 애를 태워 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와 밀착하고 방위비 증강과 고율관세 카드로 동맹을 압박하는 행보에 미국을 계속 신뢰할 수 있을지에 관한 의문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WSJ은 이런 가운데 미국이 동맹방어 의지가 있어도 이란 전쟁에 따른 무기고 고갈 때문에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지마저 의심스러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매슈 크로니그 선임연구원은 "억지력은 능력과 신뢰성의 문제"라며 "예전에는 미국이 정말 그렇게 해줄 것인지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럴 능력이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WSJ은 그러면서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일련의 조치가 미국의 동맹 방어 능력과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온 최근 사례라고 짚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탄도미사일을 공급하면서 유럽을 압박하는 와중에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규정하고 훈련 개시 당일 일방적으로 규모를 축소했다는 지적입니다.
WSJ은 게다가 이란전쟁 장기화로 아시아에 배치됐던 미군 전략자산이 대거 중동으로 이동했고, 러시아와 중국, 북한 탄도미사일 생산량이 미국의 요격미사일 생산분을 앞지르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고 짚었습니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러시아가 공격해올 경우 미국이 방어에 나서줄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WSJ에 따르면 독일 연방군 대령 출신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민주당(CDU) 의원은 "미국이 발트국이나 독일을 위해 자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을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미국의 핵우산은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대외적으로는 무기 고갈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지만 핵심 무기 재고가 위험 수준으로 바닥나고 있으며 재고를 보충하는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핵심 방공무기인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재고가 이미 절반 소진됐으며 토마호크와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JASSM도 3분의 1가량 사용됐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무기 부족 사태가 동맹이나 우방을 전략 경쟁국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미국외교협회(CFR) 전문가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무기 비축량이 고갈돼 더 이상 중국의 대만 공격을 억제할 능력이 없어졌다"며 미국이 즉각 전시체제로 전환해 미사일 대량생산에 나서야 하며 분쟁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존 뷰 전쟁학부 교수는 "요격미사일과 미사일 방어체계 부족으로 인해 여러 전장에서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이는 걸프 지역에서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유럽 방어에 있어서 중대한 결함으로 인식되고 있고 아시아에도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WSJ은 당분간 동아시아에서 전면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작다는 아시아 전문가들의 견해도 함께 전했습니다.
싱가포르 정치분석가 빌라하리 카우시칸은 "사람들이 걱정하겠지만 군수품은 다시 보충될 것"이라며 "당분간 동아시아에서 대규모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밝히면서 "중국은 우선 해결해야 할 수많은 국내 문제를 안고 있고, 특히 대만 문제에 있어서는 무모한 도박은 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허드슨연구소 루도빅 후드 선임연구원은 이란전쟁에서 미사일 방어체계의 미비점이 드러난 것이 오히려 긍정적 면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수십년간 서방 강대국들이 방심하기 쉬웠던 사정을 고려하면 이런 경각심이 필요했다"며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미래에 전략적으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삼성전자 100조 특별배당 임박…주당 1만5천원
- 2.근육 늘고, 2주에 1번 맞고…위고비·마운자로 잡는다
- 3.[단독] 노태문 대표, 내일 경영 설명회…첫 DX 적자 타개책 주목
- 4.10만원 '주식 축의금'에 우르르…2주 만에 신혼부부 3만명 몰렸다
- 5.SK하이닉스 '주식 성과급' 타결 초읽기…현대차도 교섭 재개
- 6.옛 청약통장 갈아타기 '막차'…9월 지나면 못 바꾼다
- 7.이 가격에 누가 김밥 사먹나…동네 분식점 줄폐업
- 8.40조 풀자 170만닉스...150조 푼다는 삼성전자는?
- 9.'주문 다 못 맞춘다'…삼성전자, 파운드리 가격 최대 15% 인상
- 10."고소득 부모 절세수단 악용 우려"…재경부, 주니어ISA 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