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은 안 돼'…오세훈 시장이 대신 찍은 곳은?
SBS Biz 최지수
입력2026.08.21 14:12
수정2026.08.23 04:40
용산공원 일대 모습 / 연합뉴스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녹지 보존을 우선하는 서울시가 ‘주변산재부지’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절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용산공원 본체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공원 밖 개발 가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자는 구상입니다.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용산공원 본체 대신 인접 지역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오 시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용산공원 인근 부지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논의하자고 역제안했다"며 "허용할 수 있는 부지들은 교통 대책을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문제를 검토하고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용산공원 본체의 주택 공급에는 반대하지만, 공원 밖 개발 가능 부지를 활용한다면 교통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충에 서울시도 협조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공원 본체와 분리된 18만㎡…캠프킴·유엔사·수송부
오 시장이 대안으로 제시한 주변산재부지는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본체와는 법적 성격이 다른 땅입니다.
용산공원특별법에 따라 용산공원정비구역은 용산공원조성지구와 복합시설조성지구 등으로 구분되며, 약 18만㎡ 규모의 주변산재부지에는 캠프킴과 유엔사, 수송부 등이 포함됩니다.
용산공원 본체는 미군기지 반환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특별법 개정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반면 주변산재부지는 공원조성지구에서 제외돼 주거와 상업, 업무시설 등의 복합개발이 가능합니다.
특히 캠프킴은 약 4만8천㎡ 규모로, 과거 정부가 주택 공급을 추진했던 대표적인 부지입니다.
하지만 공원 밖 부지라고 해서 당장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캠프킴은 2020년 12월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이후 현재까지 오염 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화 과정에서는 문화재까지 발견되면서 사업이 1년여 지연됐습니다. 정부는 빠르면 미군 반환 이후 9년이 지난 2029년쯤에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하수 오염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캠프킴 주변 지하수의 TPH, 즉 석유계총탄화수소 농도는 리터당 46.1㎎으로 정화 기준인 1.5㎎의 약 31배에 달했습니다.
서울시는 녹사평역과 캠프킴 일대 지하수를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17억원을 투입해 정화했지만, 여전히 오염 문제가 진행 중인 셈입니다.
캠프킴도 2029년 착공 전망…공원 본체는 더 오래 걸려
주변산재부지 활용이 절충안으로 거론되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 주택 공급대책에서 캠프킴에 3,1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본체를 건드리지 않고 개발이 가능한 주변산재부지를 활용해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미군기지 반환 이후 토양과 지하수 오염 정화, 문화재 조사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지면서 사업은 지연됐습니다.
더구나 유엔사 부지처럼 이미 민간에 매각돼 개발이 진행 중인 곳도 있어 주변산재부지 약 18만㎡ 전체를 새롭게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추가 공급이 가능한 면적과 물량은 부지별 소유 관계와 사업 진행 상황을 따져봐야 합니다.
본체 주택 공급은 '최소 10년'…정부·서울시 접점 찾을까
용산공원 본체를 활용한 주택 공급은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용산공원특별법상 본체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제한돼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미군기지 반환도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부지가 반환되더라도 오염 정화에 2~3년, 특별법 개정과 도시계획·인허가에 1년 안팎, 착공 이후 건설에 3년 이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군기지 반환부터 실제 입주까지 최소 10년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결국 정부가 용산공원 본체까지 활용해 공급 물량을 최대한 늘리더라도 단기간에 입주 물량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정부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용산공원 일대 가용부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을 후보지로 거론하며 용산공원 전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공원 본체 개발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대규모 주택이 들어설 경우 녹지 훼손뿐 아니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맞물려 교통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결국 양측의 협상은 '공원 본체를 개발할 것이냐'에서 '공원 밖에서 얼마나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느냐'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캠프킴 역시 오염 정화만 수년이 걸리고 2029년 착공이 거론되는 만큼 주변산재부지가 단기적인 공급 대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공원 본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미 개발 대상으로 분류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용산공원을 둘러싼 ‘개발 대 보존’ 갈등이 주변산재부지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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