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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발작' 언제 멈출 지 몰라…'바이백 확대'는 응급처치일 뿐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8.21 10:46
수정2026.08.21 11:10

[앵커]

이번 주 미국 장기 채권금리 때문에 시장이 잔뜩 긴장했죠.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조기 환매 규모를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그제야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가 금리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 '증상'만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독감에 걸렸는데 열난다고 해열제만 처방해 줬고, 이게 오히려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건데요.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 얼마나 위험한 수준까지 갔었나요?

[기자]

현지시간 18일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장중 연 5.33%를 넘겼습니다.

이란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말 4.6%대였는데요.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겁니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10년물도 장중 연 4.75%에 육박했습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건, 그만큼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도하면서 국채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 연방정부가 시장에서 돈 빌릴 때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도 대폭 뛰었는데요.

지난주 새로 발행한 국채 경매에서 30년물 금리는 5.22%에 육박해, 무려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진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지난 19일 미 재무부는 국가부채가 40조달러, 우리 돈 5경5천조원을 넘겼다고 발표했습니다.

2017년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20조달러를 밑돌았지만 10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한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 때를 빼면 트럼프 집권기간에만 11조7천억달러가 늘었고, 2기 들어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간 이자비용만 1조달러가 넘습니다.

연방예산에서 의료비, 사회보장에 이어 3위 규모로, 국방비보다 많은 돈을 순전히 빚 갚는데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국방비만 해도 전 세계 2위에서 10위국 예산을 다 합친 금액보다 많습니다.

[앵커]

미국 나랏빚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왜 갑자기 주목받는 건가요?

[기자]

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건 결국 이란 전쟁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실책입니다.

우선 호르무즈해협 폐쇄에 따른 고유가 문제가 인플레를 심화시켰습니다.

이는 금리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고, 연방정부 이자부담 우려도 더 커지는데요.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니 국채 금리가 더 높아지고 건전성은 더 나빠지는, 치명적인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비용부담이 더해졌고, 대법 판결로 지난해 거둬들인 관세까지 환급하면서 지출이 대폭 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통한 감세까지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세수가 줄면서 4조7천억달러의 추가 부채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국채국리 상승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죠?

[기자]

네, 최근 일본 국채 10년물은 2.95%를 넘겨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10년물 금리도 각각 15년, 18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국고채 30년물 금리마저 4.7%를 돌파해, 지난 2012년 첫 발행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재정부양·감세 정책이 건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는데요.

미국 '안보 우산'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일본과 유럽은 각각 중국·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국방비 증액도 적극 추진 중입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이 앞다퉈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전 세계 채권금리가 들썩이는 겁니다.

[앵커]

결국 주중 미 재무부가 긴급 액션을 취했어요?

[기자]

네, 10년~30년물 국채를 만기 전에 더 많이 되사기로 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9일 장기국채 바이백 즉, 재매입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30년물 금리는 5.2% 아래로 0.1%p 넘게 내려갔는데요.

하루 만에 다시 0.07%p가량 반등하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바이백 규모를 추가로 더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번 조치 배경에 대해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장기국채 부문에 유동성을 더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적당히 낮은 가격에 팔고 싶다는 투자자가 많으니, 재무부가 매수자로 나서 거래에 물꼬를 틔우겠다는 건데요.

"시장이 펀더멘털에 의해 좌우되길 바란다"며 인위적으로 금리를 누르려는 게 아니라는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를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는 반응이 나와요?

[기자]

네,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직결되는 장기금리를 억누르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주담대 30년 고정금리 평균은 이달 들어 6.7%에 육박해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국정운영 지지율은 33%에 그쳐, 집권 1기 당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심지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분야 지지율마저 공화당이 민주당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휘발유 가격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이지만, 전쟁 출구조차 안 보이는 지금으로선 뾰족한 수가 없는데요.

금리라도 끌어내려 주가와 경기를 띄우고, 가계 이자부담을 줄이는데 승부를 거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효과가 얼마나 갈까요?

[기자]

'단기처방'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CNBC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시장에 경고사격을 가한 셈"이지만 "근본적인 측면에서 거의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요.

약 30조 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 시장에 비하면 재매입 규모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JP모건은 근본적인 원인인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해 장기적으로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국채를 시장 상황에 따라 기회주의적으로 운용하고, 오랫동안 지켜온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발행 원칙에서 멀어지면 결국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해 국채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선 애초에 석 달 남은 선거만 염두에 둔 조치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앞서 지난달 말 미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엔화가치 방어를 지원하고 나선 것 역시 일본 정부가 엔화 매입을 위해 미국 국채를 내다 파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많았는데요.

이때도 임시방편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결국 장기금리가 낮아지려면 최소한 이란 전쟁이 끝나면서 유가 불안이라도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재로선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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