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큰손들, 中 투자 '뚝'…대형 사모펀드 10곳 올해 '투자 제로'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8.21 04:37
수정2026.08.21 05:35
세계 최대급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올해 중국에서 기업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태에 놓였습니다. 블랙스톤·KKR처럼 내로라하는 사모펀드 10곳이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 중국 본토 기업에 새로 넣은 공개 투자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현지시간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급 사모자본 운용사 10곳의 중국 신규 투자는 올 들어 7월까지 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상은 블랙스톤과 KKR, 칼라일, 워버그핀커스, TPG, EQT, 베인캐피털, 어드벤트인터내셔널, 아폴로, CVC 10개사였습니다. 조사는 대형 운용사 10곳이 중국 본토 기업에 직접 집행한 공개 신규 지분투자만 따졌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소수지분 투자나 대출, 부동산 거래, 이미 보유한 기업의 추가 인수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5년 전이었던 2021년에는 초기 단계 투자까지 포함해 12건을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신규 지분투자는 2024년 2건, 2025년 3건으로 급감했습니다.
FT는 외국 사모자본이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에 접근하기 어려워졌다고 했습니다.
사모펀드는 연기금과 보험사, 국부펀드에서 돈을 모아 기업 지분을 사들이는 투자회사입니다. 통상 수년간 기업 가치를 키운 뒤 다른 기업이나 펀드에 되팔거나 증시에 상장시켜 수익을 냅니다. 지분을 오래 들고 있기보다 제때 팔아 원금과 수익을 출자자에게 돌려주는 일이 사업 성패를 가릅니다. 출자자는 보통 펀드에 돈을 대는 연기금과 보험사, 국부펀드가 맡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출자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다음 펀드가 결성되고, 새 투자도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급 사모자본 운용사 10곳은 지난해 중국 본토 기업에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경제 성장 둔화에 미국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이른바 '엑시트'라 불리는 자금 회수 길이 막혔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수요가 줄면, 사모펀드는 투자 당시보다 낮은 값에 팔아 손실을 확정해야 합니다. 운용사들이 매각을 미루면 출자자에게 돌려줄 돈이 지금처럼 묶입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인공지능(AI)처럼 민감한 분야에서 외국 자본이 마음대로 들락거리지 못하게 장벽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빅테크 메타가 인공지능 스타트업 마누스를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사들이려던 거래를 막았습니다. 마누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뒀지만, 중국에서 창업한 기업입니다. 본사를 중국 밖으로 옮겨도 중국 당국 심사를 피하지 못한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베인캐피털은 "사모펀드 운용자들은 경제지표와 업황을 분석하도록 훈련받았지만, 이제는 정치와 지정학을 먼저 보게 됐다"고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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