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주택 전세로 전환…국토부 '전월세 안심신탁' 추진
SBS Biz 박연신
입력2026.08.20 11:02
수정2026.08.20 11:02
정부가 월세로 나온 주택을 공공기관이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합니다.
월세 부담을 낮추고 전세사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주택가액만을 기준으로 사업 대상을 선정할 경우 보증금 규모와 관계없이 ‘깡통전세’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20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활용한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대인과 임차인, 공공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3자 계약을 맺는 방식입니다. 임차인이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이를 운용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월 월세와 비슷한 형태로 지급합니다.
국토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전세금 예치·운용·반환과 임대인·임차인 모집 등의 업무를 맡도록 할 계획입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월세 대신 전세로 거주하면서 주거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전세금 2억원을 기준으로 전세금의 80%인 1억6천만원을 연 3.97% 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월 이자 부담은 약 53만원으로, 월세 74만원보다 약 20만원 낮아집니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 가입도 필요하지 않아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를 추가로 아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임대인에게도 월세 연체나 공실 걱정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부는 전세금을 주택공급활성화펀드 등에 투자해 연 4%대 수익을 내고, 이를 임대인에게 매월 지급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전세금의 안전성입니다. 정부는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위반건축물 여부와 시세 대비 전세금이 과도한지 등을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기본적인 대상 기준이 주택가액 중심으로 설정될 경우, 전세금 규모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이른바 '깡통전세'까지 공공 신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전세금이 주택가격에 근접한 주택의 경우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보증금을 밑돌 수 있는데, 주택가액이 20억원 이하라는 기준만으로는 이 같은 위험을 충분히 걸러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안정화기구가 전세금을 직접 예탁받고 반환까지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임차인의 보증금은 전액 보장된다는 입장입니다. 예탁된 보증금 역시 HUG 보증부 PF대출 사업장 등에 운용해 원금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공공기관이 보증금 운용을 책임지는 만큼 향후 실제 사업 구조와 손실 발생 시 재정적 책임 범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계할지가 관건입니다.
임대인에 대한 세제 지원도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사업 참여 임대인의 소득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거나 종료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보장해 임대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라고 설명하지만, 결과적으로 임대인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다주택자에 대한 정책 방향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 사업이 강제 가입 방식이 아니라 임대인과 임차인의 자발적인 신청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달부터 사업 공고를 시작으로 10월부터 신청을 받고, 11월부터 3자 계약을 체결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LH 매입임대주택 500호도 시범적으로 안심신탁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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