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조 법인세 납부전 원화 강세 베팅…외인 주식 2조 팔아도 1,400원 붕괴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8.19 14:21
수정2026.08.19 14:25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러-원 환율이 외국인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에도 1,400원 선을 하향 돌파하면서 이달 말 법인세 중간예납을 겨냥한 역외 투자자들의 원화 강세 베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 호실적으로 올해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출업체의 원화 조달을 위한 달러 매도 기대가 실제 물량 출회에 앞서 환율에 선반영된다는 분석입니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낮 12시 4분 1,400원 선을 깨고 1,398.80원까지 저점을 낮췄는데,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코스피가 급락해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된 가운데 외국인이 2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달러-원은 두 자릿수 하락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커스터디를 통한 달러 매수로 이어져 환율 상승 압력이 되지만 최근 오히려 커스터디와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도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환율 방향이 바뀐 이후 네고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그동안 쌓였던 물량까지 한꺼번에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외국인 주식 매도는 최근 매수와 매도가 번갈아 나타나 방향성이 강하지 않다"며 "전반적인 달러 매도 우위에 따라 1,300원대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이달 말 대규모 법인세 중간예납을 앞두고 달러 공급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역외의 하락 베팅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8월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가 약 46조원 또는 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는데, 통상 8월 중간예납 규모가 10조~17조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이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세액을 납부하는 만큼 반도체 호황이 대규모 원화 조달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46조원 전부가 달러를 환전하지는 않지만 환율 반등 때마다 기업의 분할 환전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상단을 누르고 있습니다.
한 외국계 헤지펀드 관계자는 "7월초 정부가 국세청 관세청 합동점검 등으로 수출기업의 외환 수급을 강하게 점검한 후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물량과 한화오션 등 환헤지가 이어지면서 달러-원이 한 달 넘게 하락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8월 말 법인세 중간납부를 앞두고 수출업체의 대규모 달러 매도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있어 역외에서도 하락 베팅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물량도 시장의 관심사인데, 국민연금은 환율이 높은 수준일 때 전략적 환헤지를 통해 달러를 매도한 뒤 환율이 하락하면 해당 포지션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달러를 다시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환헤지 언와인딩은 달러-원 하단을 지지할 수 있는 잠재적인 달러 매수 수요로 꼽혀왔습니다.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내려왔는데도 관련 달러 매수 물량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자 시장에서는 재매수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전략적 환헤지 물량은 높은 환율에서 매도한 뒤 낮은 수준에서 재매수하면서 상당한 환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환율이 상당 폭 하락했는데 재매수가 잠잠하다는 점이 시장의 하락 기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동 리스크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 통상 달러-원 상승 재료로 작용할 일이 생겨도 환율이 오히려 내려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기술적으로는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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