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AI 확산에 청년 일자리 28.5만개 '뚝'…50대는 오히려 늘었다

SBS Biz 신다미
입력2026.08.18 11:11
수정2026.08.18 13:44

[AI 노출도에 따른 연령대별 고용 증감. (사진=한국은행)]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 이후 청년층 일자리 감소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한국은행은 AI 자체가 청년고용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경력직 중심 채용과 기업 교육 약화 등 기존 노동시장 변화를 가속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늘(18일) 한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8만5천개 감소했습니다.

이 가운데 26만8천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었습니다. 전체 청년고용 감소분의 94%가 AI 고노출 업종에 집중된 셈입니다. 세부 업종별로는 정보서비스업의 청년고용이 31.4% 감소했고 출판업은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업은 16.6%, 전문서비스업은 11.6%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AI 고노출 업종에서도 50대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한은은 AI 확산으로 주니어 고용은 줄어드는 반면 경험과 숙련을 갖춘 시니어 고용은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연공편향 기술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에 따라서도 청년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자동화'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고용 감소 폭이 컸습니다. 반면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AI를 학습이나 초안 개선, 검증 등에 활용하는 '증강'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이 같은 고용 감소 패턴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한은은 이에 대해 AI 도입 자체보다 AI를 사람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지, 업무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지가 향후 고용에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학력 청년층의 고용 여건도 상대적으로 악화됐습니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의 5.4%보다 1.6%포인트 높았습니다. 챗GPT 출시 이전에는 두 집단의 실업률이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AI 노출도별 청년고용 유입량 및 유출량. (사진=한국은행)]

청년고용 감소에는 신규채용 감소뿐 아니라 이미 취업한 청년층의 이탈 증가도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 고노출 업종에서는 청년층의 신규 고용 유입이 줄어든 반면 취업 상태에서 미취업 상태로 빠져나가는 유출은 늘었습니다. 한은은 청년들이 취업한 뒤 경험과 숙련을 쌓아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청년고용 부진을 모두 AI의 영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정보통신과 전문서비스업 등에서 이뤄진 과잉채용의 정상화와 함께 공개채용 축소, 수시·경력직 채용 확대, 기업 내부교육 약화, 재택근무 확산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AI는 청년고용 위축의 '원흉'이라기보다 기존에 진행되던 채용과 업무방식의 변화를 가속하거나 증폭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책도 기존 초급 일자리를 단순히 보전하는 방식보다는 청년들이 AI를 활용하면서 경험과 숙련을 쌓을 수 있도록 '경력 사다리'를 다시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현재의 단순 채용보조금 중심 지원도 청년의 훈련과 경력 축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멘토링에 투입되는 경력자의 근로시간과 현장 프로젝트 운영비, 직무 순환·평가 비용 등을 지원하고 일부 지원금을 숙련 향상이나 고용 유지, 정규직 전환 등의 성과와 연계하는 방안입니다.

한은은 "청년이 AI와 경쟁하기보다 AI를 활용하면서 숙련을 축적하도록 업무와 교육체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일경험·일학습병행·기업 주도 훈련사업도 AI 시대에 맞는 경력 형성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신다미다른기사
전세 대신 월세…7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3.5만가구 줄었다
AI 확산에 청년 일자리 28.5만개 '뚝'…50대는 오히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