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도 中환적 위험국 …"中 그림자 네트워크 구축"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8.14 07:56
수정2026.08.14 08:00
미국 백악관이 한국도 중국의 환적 위험국으로 거론했습니다.
백악관은 현지시간 13일 중국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개국을 거쳐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이른바 '그림자 환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 같은 불법 환적 규모가 연간 최대 3천30억 달러(43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환적 단속 강화 방침을 밝혔습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이날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뒤 중국 수출업체들이 제3국을 경유해 상품을 수출하며 관세를 우회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대신 관세가 낮은 제3국을 거치면서 간단한 조립이나 마감, 재포장, 라벨 변경 등을 통해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처럼 둔갑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현시점 기준 미국이 중국 수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50%입니다.
이런 중국산 제품이 미국과 무역협정(USMCA)이 체결된 멕시코, 캐나다를 거치면 관세는 0이나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고, 일본이나 한국, 유럽연합(EU), 베트남 등을 거치더라도 관세율은 상당 부분 낮아진다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불법 환적 위험과 연관된 국가들을 경제 규모, 중국 공급망과의 통합 정도 등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한국이 속한 '1유형'(Tier 1)은 중국 연관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고 산업 기반이 다각화돼 있으며 대미 수출 플랫폼이 발달해 있어, 광범위한 정상 무역 흐름 속에 불법 환적 위험이 혼재될 수 있는 국가들을 의미합니다. 이 그룹에는 일본과 EU, 캐나다, 인도, 이스라엘, 멕시코, 대만도 포함됐습니다.
2유형 국가들은 중국 연계 생산·공급망에 긴밀하게 통합된 곳들이 해당한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튀르키예 등입니다.
3유형 국가들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으로, 환적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중국 연계 상품 우회 수출로로 활용될 수 있는 '소규모·틈새 환적 가능국'을 말합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환적이 미국 내 생산을 제3국으로 이전시키는 '제로섬 게임'과 같다면서, 중국 상품의 해외 환적 거점과 이로 인해 압박받는 미국 제조업 도시를 이른바 '추한 자매 도시(Ugly Sister Cities)'로 짝지어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경기도 반도체 벨트를 중국 관련 집적회로(HS 854239)의 잠재적 유통 경로로 지목하고, 이로 인해 미국 피닉스·오스틴·포틀랜드·산호세의 반도체 생산이 압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백악관은 정부·민간의 추정 자료를 활용해 잠재적 중국 불법 환적 규모가 연간 약 400억∼3천30억 달러(약 57조∼431조원)에 이를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관세 손실도 수백억 달러 규모라고 추산했습니다.
연간 불법 환적 규모를 750억 달러(약 107조원)로 가정할 때 이로 인한 연방 세수 손실은 190억∼260억 달러(약 27조∼37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약 45만개의 일자리가 대체되고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천130억∼1천500억 달러(약 161조∼214조원) 감소하는 등 광범위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프레스콜을 통해 이번 조사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후 USTR이 각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번 보고서가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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