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에 8천만원 배상"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8.12 15:36
수정2026.08.12 15:45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이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에게 총 8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까지는 일본 기업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고(故) 민문식씨의 유족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위자료 총 8천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민씨는 스물한살이던 1942년 2월 일본 이와테현 일본제철 가마이시 제철소에 끌려가 약 5개월간 강제로 일하다 탈출했습니다.
그는 탄광 등을 전전하다 1945년 한국으로 귀국한 뒤 1989년 사망했습니다.
민씨의 자녀들은 2019년 4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소멸시효 시점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소멸시효가 지나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통상적으로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됩니다.
다만 '장애 사유를 해소할 수 없는 객관적 사유'가 있었을 경우에는 장애 사유가 해소된 시점을 소멸시효 기준점으로 봅니다.
대법원은 2012년 일본제철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처음으로 배상청구권을 인정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후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됐습니다.
민씨의 유족은 이듬해 소송을 냈으나 2022년 2월 1심은 유족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만료됐다며 유족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9월 2심은 이를 뒤집고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2심 재판부는 소멸시효 기준점이 되는 '장애 사유 해소'를 대법 전합 판결이 나온 2018년 10월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앞서 2023년 12월에도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했습니다. 이후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한 판결이 잇따랐습니다.
대법원은 작년 12월에도 강제노역 피해자 고(故) 정형팔씨 자녀 4명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총 1억원을 지급하라"며 유족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유족 측은 2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일본제철의 한국자산인 PNR 주식 압류 가집행 선고를 받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잇단 대법원 배상 확정판결에도 일본제철은 사실상 거부 입장을 고수하며 실제 배상 절차는 지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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