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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먼저 띄워라"…삼성·LG, 英 TV '첫 화면' 규제에 반발

SBS Biz 김기송
입력2026.08.12 14:07
수정2026.08.12 14:52

영국이 스마트TV 첫 화면에서 자국 공영방송을 우선 노출하는 규제를 추진하면서 국내 TV업계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TV 판매 이후 광고와 콘텐츠로 수익을 확대하려는 플랫폼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오늘(12일) 전자·통신 업계에 따르면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Ofcom은 삼성전자의 타이젠과 LG전자의 webOS 등 스마트TV 운영체제에서 BBC와 ITV, 채널4 등 자국 공영방송을 더 잘 보이게 하는 세부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Ofcom이 올해 초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BBC iPlayer 등을 포함한 공영방송 앱 6개를 스마트TV 앱 메뉴의 첫 9개 칸 안에 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주요 실시간 공영채널도 상단에 우선 노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TV를 켰을 때 홈 화면 상단에 크게 나타나는 광고·추천 배너에서도 공영방송 콘텐츠가 충분히 눈에 띄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영국이 이 같은 규제에 나선 것은 TV 시청 방식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시청자가 TV 채널 번호나 전자편성표를 통해 BBC와 ITV 등 공영방송에 접근했습니다. 영국은 기존에도 공영방송을 채널 앞쪽에 배치하도록 보호해 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TV가 확산하면서 콘텐츠 선택의 관문이 채널 번호에서 TV 홈 화면으로 옮겨갔습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뿐 아니라 삼성TV플러스, LG채널 등 제조사 자체 콘텐츠와 각종 광고가 한 화면에서 경쟁하게 된 겁니다.

이에 영국은 기존 공영방송 우선노출 원칙을 스마트TV 플랫폼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 타이젠과 LG webOS 등은 이미 관련 규제 체계에 포함됐으며, 현재는 실제 첫 화면에서 어느 정도까지 공영방송을 우선 노출할지를 두고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규제 강도가 지나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공개된 공식 의견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미 자사 TV에서 공영방송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우선노출 의무까지 부과하면 플랫폼 사업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홈 화면 상단의 대형 배너는 광고비를 받고 콘텐츠를 노출하는 핵심 상업 공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영역까지 공영방송 우선노출 규제가 적용될 경우 광고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의견을 냈습니다. 삼성전자는 첫 9개 앱 가운데 6개를 공영방송 앱으로 고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특히 홈 화면 상단의 광고 배너 영역은 공영방송 우선노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Ofcom에 제출했습니다.

현재 의견수렴 절차는 종료됐으며, Ofcom이 양사와 다른 사업자들의 의견을 검토해 최종 기준을 마련하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은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삼성 타이젠과 LG webOS를 공익 미디어 서비스의 우선노출 의무가 적용되는 인터페이스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독일 역시 스마트TV 등에서 공공가치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유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TV가 단순히 방송을 보는 가전제품에서 광고와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변하면서 TV 첫 화면의 주도권을 둘러싼 제조사와 각국 규제당국 간 갈등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판매 이후 광고와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FAST), 콘텐츠 등을 통해 반복 수익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스마트TV 규제가 양사의 플랫폼 수익화 전략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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