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으론 부족하다”는데…삼전·닉스 실제 근무시간 봤더니
SBS Biz 서주연
입력2026.08.12 06:50
수정2026.08.12 07:33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반도체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메가특구법 즉각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주 52시간제 완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재계 요구를 반영해 최대 6개월까지 늘린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특별연장근로 신청은 4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침 개정 이후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특별연장근로 신청은 총 62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인가기간을 최대치인 6개월로 신청한 사례는 4건, 전체의 6.4%에 불과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근로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합쳐 주 52시간을 한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고 근로자가 동의하면 이를 넘겨 일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합니다.
노동부는 재계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 3월부터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대해 특별연장근로 1회 인가기간을 기존 3개월뿐 아니라 6개월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확대했습니다. 6개월을 인가받으면 첫 3개월은 주 최대 64시간, 이후 3개월은 주 최대 6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 확대 이후 1년 넘게 6개월 인가 신청은 4건에 머물렀습니다.
삼성전자는 지침 개정 이후 올해 6월까지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특별연장근로를 22건 신청했지만, 6개월 인가를 신청한 것은 지난해 2건뿐이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5건을 신청했지만 6개월 인가 신청은 전무했습니다.
실제 근무시간 역시 인가 한도보다 낮았습니다. 지난해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은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의 평균 근무시간은 삼성전자 주 49.9시간, SK하이닉스 주 46.3시간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동부는 지난달 27일 국회 기후노동위 민주당 의원들에게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 특별법과 관련해 노동 규제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보고했습니다. 보고안에는 노동자 동의를 전제로 소득 상위 3% 관리자와 연구개발자의 주 52시간 상한을 없애고,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대신 일반 수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방안 등이 담겼습니다.
노동계는 이를 “노동권 후퇴”라며 반발하고 있고, 정부 내에서도 산업통상부와 노동부 사이에 이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메가 프로젝트 점검회의에서 “노동계 동의를 받을 때 가능한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같은 6개월 특별연장근로 신청이 4건 정도밖에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완화된 제도를 이용한 사례가 극히 적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추가적인 노동시간 규제 완화 요구가 현장 수요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용우 의원은 “주요 반도체 기업이 인가받은 특별연장근로 시간조차 다 쓰지 않았다”며 재계가 현장 수요와 다른 노동시간 규제 완화 주장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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