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라면서 집은 어떻게 사나"…청년·신혼 주거지원 곳곳서 '엇박자'
SBS Biz 박연신
입력2026.08.11 18:32
수정2026.08.11 18:45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주거지원 정책에서는 여전히 제도 간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습니다.
청약 특별공급부터 정책대출, 공공임대 공급까지 청년·신혼부부가 집을 구하는 과정 곳곳에서 지원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청년·신혼부부의 특별공급 소득 기준과 정책대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의원들은 직장에 취업해 소득이 조금 높아졌다는 이유로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청년들이 특별공급에서 오히려 불리해지는 구조를 지적했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혼인으로 소득이 합산되면서 정책대출이나 특별공급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어, 정부가 추진하는 '결혼 페널티 해소'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청약뿐 아니라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대출도 함께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국토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청년·신혼부부 정책금융 개선과 관련해 소득 기준 완화와 대출 한도 확대가 함께 검토되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정작 정책대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 사업의 집행률은 3%에 그쳤습니다. 반면 은행 재원을 활용하는 이차보전 사업의 집행률은 92.1%에 달했습니다.
국토부는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재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은행 재원을 활용하는 이차보전 방식으로 정책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주택도시기금 여유재원은 2021년 49조원에서 2024년 10조1천억원까지 감소했습니다.
이에 국회에서는 당초 국회 심사를 거쳐 편성한 예산과 실제 집행 방식 사이의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서, 정부가 '결혼 페널티 해소'를 내세우는 것과 실제 정책 집행 사이에 간극이 생기고 있다는 겁니다.
주택 공급 측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청년·신혼부부 등이 거주할 수 있는 신축 매입임대를 확대하고 있지만, LH가 신축주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적용하던 '공사비 연동형' 매입 방식은 올해 폐지했습니다.
공사비 연동형은 토지 가격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건물은 공사원가를 반영해 매입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LH는 고가 매입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신축 매입약정의 가격 산정 방식을 감정평가 방식으로 일원화했습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공사비와 토지비가 오른 상황에서 감정평가 방식만 적용할 경우 실제 사업비를 회수하기 어려워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의원들은 정부가 고가 매입을 막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경우 신축 매입임대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국토부는 공사비 연동형이 높은 가격을 지급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폐지했지만, 신축 매입임대 사업 자체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고, 매입임대를 보다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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