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도 특허 보상 가능"…대법, LG전자 연구원 손 들어줘
SBS Biz 김기송
입력2026.08.11 13:23
수정2026.08.11 13:41
직무발명을 한 연구원이 회사에 특허권을 넘긴 지 10년이 지났더라도 회사 내부 규정에서 별도의 보상금 지급 시기를 정하고 있다면 직무발명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회사 내부 지급 요건과 절차가 별도로 정해져 있다면 해당 요건이 발생한 시점부터 소멸시효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오늘(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지난 6월 25일 LG전자 소속 연구원이었던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약 18년간 LG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휴대전화 단말기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 등을 담당했습니다.
A씨를 포함한 LG전자 직원 3명은 '휴대전화 근접 터치 감지' 관련 기술을 발명했고, LG전자는 해당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해 국내와 미국·유럽 등에 특허를 출원·등록했습니다.
LG전자는 이후 2015년 해당 직무발명을 포함한 특허 12건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맺고 특허권을 이전했습니다. A씨는 2019년 회사에 직무발명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A씨의 발명 공헌도를 10%로 인정해 청구액 1억원 가운데 64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2심인 특허법원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며 LG전자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허법원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을 별도의 이행기가 정해지지 않은 채권으로 보고, LG전자가 직무발명을 승계한 시점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같은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이 일반적으로 회사가 특허권 등을 직원으로부터 승계한 시점에 발생하지만, 회사의 직무발명 관련 규정에서 보상금의 지급 요건이나 절차 등 지급 시기를 별도로 정하고 있다면 그 시기가 도래한 때부터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LG전자의 직무발명 보상규정은 회사 명의로 등록된 특허를 유상으로 양도하거나 다른 업체에 실시를 허락해 이익을 얻는 등 일정한 지급 요건이 발생하면 직무발명 보상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등을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같은 규정이 보상금 지급 시기를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특허권을 회사에 넘긴 시점이 아니라 회사가 해당 특허를 양도하거나 로열티 등 실질적인 이익을 얻어 내부 규정상 보상금 지급 요건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특허 출원이나 회사의 권리 승계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더라도 이후 특허 양도대금이나 로열티 등 이익이 발생하고 회사 내부 규정에서 이를 보상금 지급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면 직원이 직무발명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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