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보수장 교체는 '장기전 대비' '갈리바프 견제' 카드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8.11 10:51
수정2026.08.11 16:36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신임 사무총장 모흐센 레자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최고지도자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수장인 사무총장을 넉 달 만에 교체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SNSC 사무총장으로 모흐센 레자이(72)를 임명했습니다.
SNSC 사무총장의 법적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이란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돼 그 위상과 역할은 대통령에 버금가는 자리입니다.
레자이는 이란·이라크 전쟁 시기인 1981년 27세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임명돼 1997년까지 16년간 재임했습니다. 이라크와 8년 전쟁을 시작으로 이란이 이슬람공화국으로 자리를 잡던 시기 혁명수비대를 이끌었던 정통 군부 출신 인사입니다.
미국과 전쟁 직후인 3월 말 임명된 전임자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가 넉 달 만에 교체된 배경은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졸가드르 역시 레자이의 '전우'로 잘 알려진 군부 인사였습니다.
졸가드르도 대미 협상 국면에서 매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었기 때문에 서방 언론이 그리는 이란 내 강경파와 협상파의 대립 구도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졸가드르가 최고지도자의 정치 고문으로 새로 임명된 만큼 경질성 교체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최단기 SNSC 사무총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일단 최전선에선 물러났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SNSC 사무총장 교체에 이어 10일 혁명수비대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싱크탱크 위기관리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FT에 "최고지도자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견제하기 위한 인사"라고 해석했습니다.
갈리바프 의장은 대미 협상단장으로서 이번 전쟁과 협상 국면에서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내면서 강경한 군부와 협상을 아우르는 '실세'로 부상했습니다.
바에즈는 "레자이는 (혁명의) 원로 멤버이자 모즈타바의 멘토"라며 "모즈타바는 갈리바프와 가까운 졸가드르보다 레자이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습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미국·이란의 종전협상에서 '거물'로 떠오른 갈리바프를 견제하기 위한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이란의 대미 협상 전략에 SNSC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되는 만큼 이번 인사 이후 이란의 태도는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미주리 과학기술대학의 이란 전문가 메흐르저드 보루제르디는 FT에 이번 SNSC 수장 교체에 대해 "이란은 '우리에게 어떠한 양보를 기대하지 말라. 우리가 양보한다면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양보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교체 인사가 미국과 종전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각오하면서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새 지도체제 안착과 저강도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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