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덤핑에 포스코 반박…통상갈등 열연·냉연 확산되나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8.11 10:28
수정2026.08.11 10:39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도금강판. (사진=포스코)]
일본 정부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매긴 반덤핑 예비관세에 포스코가 반박에 나선 가운데, 한일 양국의 철강 통상 갈등이 도금강판을 넘어 열연·냉연강판 분야로 확산될지 주목됩니다.
11일 국내외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7일 일본 재무성에 한국산 용융아연도금 강대·강판에 부과된 반덤핑 관세율이 과도하다는 내용의 반박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용융아연도금 강판과 강대는 표면에 용융아연도금 처리를 해 녹을 방지하는 제품으로 주택 건자재 등 내구성이 중요한 곳에 주로 쓰입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연간 30만~40만 톤으로 약 3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반덤핑 관세는 자국에 들어오는 외국산 제품이 시장가보다 저렴해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을 때,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정상가격과 덤핑가격의 차액만큼 추가로 부과하는 관세를 말합니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재무성은 지난달 30일 한국산과 중국산 용융아연도금 제품이 부당 저가 판매(덤핑)로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후 확정된 재무성 고시에 따르면 포스코(29.2%), 현대제철(38%), 동국제강(38%), KG스틸(38%), SeAH Coated Metal(30.6%), Dongkuk Coated Metal(30.6%), 한화(철강무역상사, 38%), 현대그룹(철강재수출무역회사, 38%), STINKO(38%), 한국JFE상사(38%) 등 10곳이 개별 세율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한국 기업에는 일괄 38%가 적용됐습니다.
이번 잠정 관세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2월 7일까지 시행되며, 최종 판정은 12월 중 내려질 예정입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실관계에 대한 상세한 소명과 WTO 반덤핑 협정 등에 근거하여 의견을 제출했다"며 "마진율이 조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국내 철강업계가 이번 판정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덤핑 성립 여부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입니다.
조사 대상 기간인 2024년 기준 한국 국내 유통시장의 도금재 평균 가격은 톤당 111만8000원이었던 반면,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된 가격은 톤당 116만~117만 원(856달러)으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다시 말해, 수출가격이 자국 내수가격보다 낮아야 자국에서는 비싸게 팔고 해외에는 싸게 팔아 수입국 시장을 왜곡했다는 논리가 성립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반대로 수출가격이 더 높았던 만큼 덤핑의 전제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반덤핑 관세 산정 근거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본 측에서 조사를 시작할 당시 제소 기업인 일본제철·고베제강소·닛테츠강판·요도가와제강소 등이 제시한 덤핑 마진율은 10~20%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예비판정 과정에서 이 마진율은 최대 42.69%까지 두 배 이상 뛰었고, 실제 확정된 관세율은 최대 38%였습니다.
또한, 일본 당국이 한국 기업이 제출한 거래·원가 관련 소명 자료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은 채 자국 조사기관이나 제소자 측에 유리한 이용가능한 사실(Facts Available)을 일방적으로 채택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양국의 통상갈등이 확산될 조짐도 일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재무성이 지난 6월부터 열연 및 냉연 강판·강대에 관해 한국·중국·대만산이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일본에 수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자동차에 많이 쓰이는 아연도금강판처럼 열연강판도 자동차를 비롯해 건자재·도관에 많이 사용되고 있고, 냉연강판도 자동차 부품이나 가전제품 등 광범위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품목 수입의 대부분이 한국·중국·대만 등 3개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철강업계는 열연과 냉연 대일 수출 물량이 도금강판의 약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철강업계가 받는 영향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금강판에서 시작된 조치가 열연·냉연까지 번지면 피해 규모 자체가 달라진다"며 "일단 12월 최종 판정과 열연·냉연 조사 결과를 함께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본 무역당국이 한국 측 자료를 배제하고 자국에 유리한 자료만 채택하는 방식이 이어진다면, 개별 기업 간 분쟁을 넘어 한일 간 정무적 관계와 경제협력 기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금강판에서 시작된 조치가 열연·냉연까지 번지면 피해 규모 자체가 달라진다"며 "일단 12월 최종 판정과 열연·냉연 조사 결과를 함께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본 무역당국이 한국 측 자료를 배제하고 자국에 유리한 자료만 채택하는 방식이 이어진다면, 개별 기업 간 분쟁을 넘어 한일 간 정무적 관계와 경제협력 기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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