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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1억원이 몽땅 날아갈 줄은"…0원 된 이 펀드가 뭐길래

SBS Biz 오서영
입력2026.08.10 14:47
수정2026.08.10 14:48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원금 손실 걱정 없이 안전합니다."



증권사 직원의 이 같은 설명을 믿고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가입했다가 투자 원금 전액을 잃은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판매 직원이 상품의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안전성을 강조했다면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부당권유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증권사의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10일 금감원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날 일이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투자 원금을 전액 잃게 되자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금감원이 상품 판매 당시 통화 녹취를 확인한 결과, 해당 직원이 부동산 투자라는 이유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단정적으로 설명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설명이 투자상품의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안전성만 강조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해외 부동산 펀드가 생각보다 안전한 상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통상 현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 이른바 ‘레버리지’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투자자의 돈에 대출금을 더해 부동산을 매입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면 손실 규모도 그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선순위 대출 만기까지 빚을 갚지 못하면 대출기관이 담보권을 행사해 부동산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매각이 이뤄지면 후순위인 펀드 투자자의 원금까지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대료가 발생한다고 해서 투자자에게 반드시 배당되는 것도 아닙니다.

현지 대출 약정에 따라 임대수익을 투자자보다 대출기관에 우선 지급하는 ‘캐시트랩(Cash Trap)’이 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약정 수준을 넘거나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금을 급하게 회수해야 할 때도 문제가 됩니다.

부동산 펀드는 대부분 일정 기간 환매가 불가능한 ‘환매금지형’으로 설정돼 있어 만기 전에는 투자금 회수가 제한됩니다. 다만 단순히 중도 환매가 어렵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완전판매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도 환매 제한이 부동산 펀드의 본질적인 특성인 데다 투자설명서 등에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만기가 됐다고 곧바로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부동산 매각이나 펀드 청산이 지연되면 투자금 회수 시점도 함께 늦어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수익자총회에서 만기 연장에 반대하더라도 펀드 내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면 투자금 회수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통상 임차인의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해 펀드 만기를 정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제값에 자산을 매각하기 어려워지면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이 빠져나간 뒤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수익은 줄어듭니다. 부동산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결국 투자자의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투자설명서 등에 투자자가 직접 자필 서명을 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사후에 판매사의 설명 의무 위반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판매 직원의 권유만 믿고 가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투자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중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최악의 경우 어느 정도까지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투자자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경수 금감원 금융투자분쟁조정팀장은 “해외 부동산 펀드는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하고 중도 회수가 제한되므로 원금 보전을 추구하거나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투자 기간과 감내 가능한 손실 수준 등을 스스로 점검한 뒤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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