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하면 호구?…집값에 청약·대출까지 '결혼 페널티'
SBS Biz 이한나
입력2026.08.09 10:56
수정2026.08.09 10:57
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집값 부담이 큰 상황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합산 소득이 올라 각종 정책 지원에서 제외될 수 있고,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 기회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결혼한 한 신혼부부는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분양가 15억원인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최소 9억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부부가 마련한 자금은 약 3억원입니다. 이 부부는 최소 5억~6억원을 추가로 마련할 때까지 혼인신고를 미룰 계획입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혼인신고 후 7년 이내라는 기간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됩니다.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24만여 쌍 가운데 결혼 후 1년이 지나서야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4만7천여 쌍으로, 전체의 19.6%를 차지했습니다. 2020년 12.8%였던 비중이 매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기혼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미혼 상태가 신혼집 마련에 유리하다고 답했습니다. 청약 기회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늦추는 부부가 적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혼인기간과 자녀 유무 등에 따라 가점이 적용돼 일반적인 추첨 방식보다 당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혼인신고 후 7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있어 집값 상승에 대응하며 자금을 마련하려는 신혼부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청약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소득이 합산되면서 각종 국가 지원 정책에서 오히려 탈락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 역시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결혼으로 가구 소득은 늘었지만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정책 22건을 직접 제시했습니다.
우선 디딤돌 내 집 마련 대출의 요건 완화를 비롯해 버팀목 전세자금대출과 보금자리론, 전세사기 피해자 대출 등의 소득 기준 개선이 검토됩니다.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상과 소득 기준,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가점 기준도 손질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주택 취득세와 소득공제 등 각종 세제 혜택의 기준도 함께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결혼을 선택한 청년 부부가 오히려 주거·금융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 ‘결혼 페널티’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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