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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빚투' 급증에 증권사 단기조달 확대…CP·전단채 발행 170% 급증

SBS Biz 이한나
입력2026.08.09 09:04
수정2026.08.09 09:14

올해 국내 증시 거래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액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난 데다 거래량 증가로 거래소에 납부해야 하는 거래증거금과 결제자금 부담도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단기 자금 조달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늘(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단기차입금 증가 또는 차입 한도 확대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증권사는 대신·DB·삼성·LS·유안타·코리아에셋·키움·한양·현대차증권 등 9곳이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 등 2곳에 그쳤습니다.

단기차입금은 증권사가 영업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단기간 빌려 사용하는 자금으로, CP와 전단채, 콜머니 등이 포함됩니다.

실제 CP와 전단채 발행 규모도 크게 늘었습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CP 및 전단채 누적 발행액은 총 723조8천85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7조7천175억원보다 170.4%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만기가 짧은 전단채 발행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증권사가 발행하는 CP는 통상 만기가 3개월을 넘는 경우가 많지만, 전단채는 대부분 만기 5일 이하의 초단기물입니다. 이는 증권사들의 자금 수요가 단기 운전자금에 집중됐음을 보여줍니다.

전단채 발행액은 지난해 244조5천966억원에서 올해 666조8천244억원으로 172.6% 증가하며 전체 발행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월별로는 증시 거래가 활발했던 5∼6월에 발행이 집중됐습니다.

CP와 전단채 합산 발행액은 5월 165조5천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월에도 158조9천400억원을 기록했지만, 7월에는 54조5천4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66% 감소했습니다. 전단채 발행액도 5월 154조1천413억원에서 7월 46조2천602억원으로 약 70% 줄었습니다.

증권사들의 단기 자금 수요가 확대된 가장 큰 배경으로는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증가가 꼽힙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인 만큼, 융자 잔고가 늘어날수록 증권사가 확보해야 하는 자금도 함께 증가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27조2천865억원에서 지난 6월 24일 38조6천328억원까지 증가했다가 최근에는 28조7천940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거래소에 납부해야 하는 거래증거금과 결제자금 수요가 확대된 점도 단기 조달 증가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거래증거금은 증권사가 고객 거래의 결제 위험에 대비해 거래소에 예치하는 자금으로, 거래가 급증하면 증권사의 증거금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와 미수금 등 단기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전단채 발행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CP·전단채 발행액은 322조9천4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조9천300억원보다 243.8%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단채 발행액은 91조9천300억원에서 317조8천440억원으로 늘어 한투증권 한 곳의 증가액이 전체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보다 43조4천100억원, NH투자증권은 23조5천310억원, 하나증권은 21조6천억원, 키움증권은 21조원 각각 발행액이 증가했습니다.

증권사들이 단기 차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증시 활황에 따른 수익 확대 기대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래대금이 늘어날수록 위탁매매 수수료 등 브로커리지 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일평균 약정대금은 28조6천500억원으로 1분기보다 55.0% 증가했고,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4천524억원으로 44.2% 늘었습니다.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역시 10.9%에서 12.1%로 상승했습니다.

신용평가업계는 이 같은 단기물 발행 확대를 자금 운용 기간에 맞춰 조달 만기를 짧게 가져간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전단채 발행은 거래대금이 급증한 6월에 크게 늘었다가 최근 거래가 진정되면서 함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기물 발행 확대가 곧바로 증권사의 신용도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입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양호하고 CP와 전단채도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어 당장 유동성 위험이 크게 높아진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조달 만기가 짧아진 점은 경계 요인으로 꼽힙니다.

신용경색이나 단기금리 급등으로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할 경우 차환 비용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6월 1일 연 3.05%에서 이달 7일 3.15%로 두 달 만에 10bp(1bp=0.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또 다른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증권사 실적이 양호하고 단기물도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조달 만기가 짧아진 만큼 시장 경색이나 금리 급등 시 차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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