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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퇴사 뒤 구글은?…AI 경쟁 '격변 속 세분화'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8.07 10:57
수정2026.08.07 11:15

[앵커]

구글이 심상치 않습니다.

인재들의 이탈이 이어지다 이번 주엔 급기야 구글 기술의 창조자 역할을 하는 최고 과학자의 퇴사 결정이 발표됐는데요.

당장 구글의 AI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동시에 AI 경쟁이 더 복잡해지고,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 월가는 숨은 진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중요한 인물이 구글과 작별을 고했어요?

[캐스터]

네, 회사 역사의 산 증인인 제프 딘 수석 과학자가 27년간의 경력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구글의 서른 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검색인프라부터 AI 신경망까지 주도해 온, 전설로 불리는 인물인데요.

오래도록 몸 담았던 둥지를 떠나 자신만의 공익법인을 창업하기로 했습니다.

제프 딘의 퇴사만으로도 뼈아픈데, 산자이 게마와트와 오리올 비냘스, 꾸옥 레 등 핵심 AI 연구원 3명도 창업에 합류하기 위해 짐을 쌌습니다.

[앵커]

자연스럽게 인력 재편이 이뤄졌죠?

[캐스터]

네. 제프 딘의 빈자리는 딥마인드 수장 데미스 허사비스가 이어갑니다.

CEO 직함을 떼고, 딥마인드 의장 자리와 함께, 알파벳 수석과학자를 겸하기로 했는데, 조직 운영의 책임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그리는 연구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CEO직 후임에는 코라이 카부쿠오을루 최고기술책임자가 맡게 됩니다.

바톤을 이어받는 카부쿠오을루는 독립적인 CEO 직함을 갖는 대신,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직접 보고하고, 향후 제미나이 모델 개발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앵커]

어떤 평가가 나오나요?

[캐스터]

회사는 혁신을 말했지만, 시장은 핵심 연구진들이 줄지어 회사를 떠나는 데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은 구글에게 다소 힘겨운 시기에 이뤄졌습니다.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인 제미나이3.5 프로 출시가 당초 목표로 했던 6월에서 몇 달째 밀리고 있는데, 이미 우리돈 4조원을 들여 모셔온 제미나이 개발의 주역, 노엄 샤지어는 불과 2년 만에 오픈 AI로 떠난 데다, 허사비스와 함께 노벨상을 받으며 딥마인드를 이끌어온 존 점퍼 부사장은 앤트로픽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인재풀까지 갈수록 얇아지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둥지를 옮기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가뜩이나 돈줄은 얇아지고 로드맵은 밀리는 와중에, 대어 중 대어로 꼽히는 알짜배기들이 쏙쏙 빠져나가면서 구글이 AI 개발 최전선에 계속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막대한 투자로 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잖아요?

[캐스터]

네, 가뜩이나 들고 있는 현금도 몽땅 써버리면서 투자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데, 께름칙한 분석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

숨겨진 빚이 잔뜩 쌓여있다는 건데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메타, 여기에 오라클까지 미국 5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해 체결한 장기 리스 계약 가운데, 아직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지 않은 금액이 1조1천억 달러, 우리돈 1천500조원이 넘어가는 걸로 나타났는데, 재무제표에 인식된 금액의 4배에 달합니다.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은 곳간이 바닥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쩐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혹시라도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엄청난 리스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 보증까지 서고 나섰잖아요?

[캐스터]

네, 최근에 앤트로픽을 지원사격하고 나섰는데요.

앤트로픽의 텍사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150억 달러, 우리돈 20조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놓고 월가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구글이 이 사업에 재무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그림이죠.

앞서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손을 내민 것과 다른 듯 비슷한 구조고요.

이번 케이스도 마찬가지로, 보증을 제공하는 대가로 칩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하나 다른 건, 여기에 브로드컴까지 별도의 벤더 파이낸싱 계약으로 엮여 들어가는데, 돌려 막기식의 순환금융 우려에 다시 또 기름을 끼얹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최근 실적 발표로 AI 투자 우려가 잦아들었는데, 실제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 같군요?

[캐스터]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죠.

무디스 역시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의 돈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전례 없는 대규모 AI 투자가 대차대조표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자본지출 규모가 올해 8천억 달러에 육박하는 데다, 직접 부채만 4천600억 달러에 달하는데도 막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연신 회사채와 신주 발행에 나서고 있어, 지금과 같은 '쩐의 전쟁'이 과거와는 달리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일까요.

시장이 빅테크, 반도체 일변도에서 새로운 투자처 찾기에 나서고 있다고요?

[캐스터]

네, 어찌 됐건 데이터센터는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고, 이 같은 전례 없는 투자 레이스 덕을 톡톡이 보고 있는 곳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독일 전력기기업체 지멘스에너지가 있습니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요해지면서, 데이터센터용 전력망과 가스터빈 수요가 빠르게 늘었는데, 덕분에 지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 영업이익이 세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회사 주가는 지난 2년간 7배나 뛰었고요.

지멘스는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 상단을 달성할 수 있을 걸로도 기대하고 있고, 경쟁사인 GE버노바도 최근 데이터센터를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으로 제시하기도 한 만큼, 우리 기업들에게도 이번 숫자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글로벌 전력망과 발전설비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면, 변압기와 초고압 케이블, 전력기기 등 국내 전력 인프라 업체들의 해외 수주 기회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노키아는 반도체 공장을 사들이는 파격행보를 보였는데,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캐스터]

노키아가 NXP 반도체의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을 통째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광반도체 라인으로 새롭게 꾸밀 계획입니다.

공장 일부라도 급히 돌려서, 당장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는데요.

메모리 다음은 광통신이다 보고, AI 시대를 맞아 통신장비사에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노키아가 이렇게 틈새 공략에 나선 데에는, 인듐인화물, InP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줄 곳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코히런트나, 루멘텀 정도만 팹을 가지고 있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물량을 감당할 파운드리가 없는데, 실제로 현재 광트랜시버 수요는 InP 공급난 탓에 공급의 두 배를 웃돕니다.

그리고 이처럼 발 빠른 베팅 덕분에, 실제 광통신 사업은 노키아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데요. 클라우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순매출은 100% 넘게 늘었고 주가 역시 올해 들어서만 50% 넘게 뛰었습니다.

최근 미묘하게 달라진 투자 흐름은 국내외 할 것 없이, 빅테크, 반도체 공룡들에게만 집중됐던 시선이 세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투자 전략도 이에 따라 더 디테일하게 넓혀보는 것도 방법이 되겠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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