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엔화 방어'에 나서나?…트럼프발 리스크 땜질 처방?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8.07 10:51
수정2026.08.07 11:09
[앵커]
미국이 일본 엔화 가치 방어에 직접 나섰습니다.
일본 금융당국과 함께 엔화를 사들이면서 시장에 개입했는데, 상당히 이례적인 움직임이죠.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한 번으로 미일 공조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까지 엔화 가치를 부양해야 하는 걸까요?
바꿔 말하면,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뭐가 걱정되는 걸까요?
정광윤 기자와 분석해 보겠습니다.
상황부터 다시 정리해 보죠.
언제 어떻게 엔화 공조가 이뤄진 건가요?
[기자]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미 재무부 결정에 따라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였습니다.
일본 당국도 같은 날 사상 최대 규모인 8조엔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미국이 엔화가치 방어를 위해 직접 나선 건 지난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지난 5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반등해, 157엔 중반으로 마감했습니다.
이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모두 "엔화의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개입했다"고 공식 인정했는데요.
이어 "추가 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엔화 약세에 베팅할 생각 말라'는 경고를 보냈습니다.
[앵커]
엔저 얘기가 나온 지도 한참 됐는데, 지금 얼마나 심각한 수준입니까?
[기자]
공동개입이 이뤄지기 전, 엔화가치는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64엔에 다가서면서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엔화약세가 본격화된 지난 2022년초 115엔과 비교하면 가치가 30%가량 떨어진 겁니다.
당연히 달러로 수입해 오는 먹거리, 소비재 등 물가가 큰 폭으로 뛰고, 가계부담이 늘었는데요.
일본 정부가 4년 전부터 외환시장에 거듭 개입해 막아보려 했지만 매번 그때만 주춤했을 뿐 추세를 바꾸진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환율 방어선으로 알려진 150엔선은 애초에 뚫렸고, 한발 물러난 160엔선을 사수하는 것마저 힘에 부치는 실정입니다.
[앵커]
일본이 어려운 건 알겠는데, 요새 동맹국들에게 인색한 미국이 이번엔 왜 도운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정의 표시"라고 말했고, 베센트 재무장관도 우방국의 경제적 안정을 내세웠습니다.
놀랍지만, 완전히 허황된 얘기는 아닙니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10월 선거를 앞둔 아르헨티나 외환시장에 개입해 폭락하는 페소화 가치를 떠받쳐줬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겁니다.
블룸버그는 이번에도 "지지율이 하락한 보수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돕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외환시장 개입을 노골적인 정치외교적 도구로 활용하는 셈입니다.
[앵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데, 진짜 속내는 뭘까요?
[기자]
미국 내 주담대 등 장기금리가 뛰는 걸 막기 위해 엔화 지원에 나섰다는 게 주요 외신들 분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0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최소 동결을 끊임없이 압박해 왔습니다.
주가와 경기를 띄우고 이자부담을 줄여 저조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는 10년물 이상 국채 금리에 좌우되는데요.
다시 말해, 연준이 아닌 채권시장에서 결정합니다.
일본 엔화와 미국 금리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게 바로 이 지점입니다.
엔저를 막으려면 일본 당국이 미 국채를 팔아 마련한 달러로 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여야 합니다.
이에 따라 국채 매도물량이 쏟아지면 앞서 말씀드린 채권금리가 올라가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이게 싫으니 국채 팔지 말라고 엔화가치 방어를 돕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미 트럼프 2기 들어 미국 국채에 대한 믿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죠?
[기자]
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지난달 연 5.2%선을 훌쩍 넘기며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장기국채 금리는 결국 그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와 반비례하는데요.
소위 '트럼프 위험 프리미엄'이 얹혔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우선 관세와 이란 전쟁발 고유가 문제가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였습니다.
그 와중에 연준에 금리인하를 대놓고 압박하면서 역효과를 냈는데요.
지금 당장 금리인상으로 물가를 못 잡는다는 건, 곧 10년 뒤, 30년 뒤 달러 가치가 더 급격히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도 채권시장에서 요구하는 장기금리가 더 가파르게 튀어 오른 건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단순히 일본이 국채를 팔고 안 팔고 수준의 문제가 아니네요?
[기자]
네, 채권시장의 불안감은 이미 목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이번에 미 재무부가 엔화를 지원하는 건 당장 문제가 터지지만 않게 봉합하는 조치입니다.
이 과정에서 편법까지 동원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베센트 장관은 연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인 FIMA 레포 기구를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일본 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파는 대신 연준에 담보로 맡기면 달러화를 빌려주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연준에 대출한도를 늘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요. 기존 제도 설계목적과 다를뿐더러 연준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더 근본적으론 달러패권의 기반을 갉아먹는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조치로 미 국채를 자유롭게 사고파는 게 제한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미 국채의 유동성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며, 달러가 전처럼 매력적인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공동개입까지 했는데, 효과가 지속될까요?
[기자]
파이낸셜타임즈는 "시장이 미국의 추가 개입을 경계하고 있어 단기간 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미일 금리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은행 11곳이 내놓은 석 달 뒤 달러-엔 환율 평균 전망은 161엔으로 일주일 전과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개입으로 시간을 벌었을 뿐, 일본 중앙은행이 긴축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센트 장관 역시 일본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회적인 압박을 가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인상하더라도 일본은행이 매달 대규모 국채 매입으로 장기금리를 낮추고 있는 탓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모순투성이"라는 전문가 지적을 인용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이 일본 엔화 가치 방어에 직접 나섰습니다.
일본 금융당국과 함께 엔화를 사들이면서 시장에 개입했는데, 상당히 이례적인 움직임이죠.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한 번으로 미일 공조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까지 엔화 가치를 부양해야 하는 걸까요?
바꿔 말하면,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뭐가 걱정되는 걸까요?
정광윤 기자와 분석해 보겠습니다.
상황부터 다시 정리해 보죠.
언제 어떻게 엔화 공조가 이뤄진 건가요?
[기자]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미 재무부 결정에 따라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였습니다.
일본 당국도 같은 날 사상 최대 규모인 8조엔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미국이 엔화가치 방어를 위해 직접 나선 건 지난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지난 5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반등해, 157엔 중반으로 마감했습니다.
이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모두 "엔화의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개입했다"고 공식 인정했는데요.
이어 "추가 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엔화 약세에 베팅할 생각 말라'는 경고를 보냈습니다.
[앵커]
엔저 얘기가 나온 지도 한참 됐는데, 지금 얼마나 심각한 수준입니까?
[기자]
공동개입이 이뤄지기 전, 엔화가치는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64엔에 다가서면서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엔화약세가 본격화된 지난 2022년초 115엔과 비교하면 가치가 30%가량 떨어진 겁니다.
당연히 달러로 수입해 오는 먹거리, 소비재 등 물가가 큰 폭으로 뛰고, 가계부담이 늘었는데요.
일본 정부가 4년 전부터 외환시장에 거듭 개입해 막아보려 했지만 매번 그때만 주춤했을 뿐 추세를 바꾸진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환율 방어선으로 알려진 150엔선은 애초에 뚫렸고, 한발 물러난 160엔선을 사수하는 것마저 힘에 부치는 실정입니다.
[앵커]
일본이 어려운 건 알겠는데, 요새 동맹국들에게 인색한 미국이 이번엔 왜 도운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정의 표시"라고 말했고, 베센트 재무장관도 우방국의 경제적 안정을 내세웠습니다.
놀랍지만, 완전히 허황된 얘기는 아닙니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10월 선거를 앞둔 아르헨티나 외환시장에 개입해 폭락하는 페소화 가치를 떠받쳐줬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겁니다.
블룸버그는 이번에도 "지지율이 하락한 보수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돕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외환시장 개입을 노골적인 정치외교적 도구로 활용하는 셈입니다.
[앵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데, 진짜 속내는 뭘까요?
[기자]
미국 내 주담대 등 장기금리가 뛰는 걸 막기 위해 엔화 지원에 나섰다는 게 주요 외신들 분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0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최소 동결을 끊임없이 압박해 왔습니다.
주가와 경기를 띄우고 이자부담을 줄여 저조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는 10년물 이상 국채 금리에 좌우되는데요.
다시 말해, 연준이 아닌 채권시장에서 결정합니다.
일본 엔화와 미국 금리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게 바로 이 지점입니다.
엔저를 막으려면 일본 당국이 미 국채를 팔아 마련한 달러로 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여야 합니다.
이에 따라 국채 매도물량이 쏟아지면 앞서 말씀드린 채권금리가 올라가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이게 싫으니 국채 팔지 말라고 엔화가치 방어를 돕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미 트럼프 2기 들어 미국 국채에 대한 믿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죠?
[기자]
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지난달 연 5.2%선을 훌쩍 넘기며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장기국채 금리는 결국 그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와 반비례하는데요.
소위 '트럼프 위험 프리미엄'이 얹혔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우선 관세와 이란 전쟁발 고유가 문제가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였습니다.
그 와중에 연준에 금리인하를 대놓고 압박하면서 역효과를 냈는데요.
지금 당장 금리인상으로 물가를 못 잡는다는 건, 곧 10년 뒤, 30년 뒤 달러 가치가 더 급격히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도 채권시장에서 요구하는 장기금리가 더 가파르게 튀어 오른 건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단순히 일본이 국채를 팔고 안 팔고 수준의 문제가 아니네요?
[기자]
네, 채권시장의 불안감은 이미 목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이번에 미 재무부가 엔화를 지원하는 건 당장 문제가 터지지만 않게 봉합하는 조치입니다.
이 과정에서 편법까지 동원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베센트 장관은 연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인 FIMA 레포 기구를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일본 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파는 대신 연준에 담보로 맡기면 달러화를 빌려주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연준에 대출한도를 늘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요. 기존 제도 설계목적과 다를뿐더러 연준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더 근본적으론 달러패권의 기반을 갉아먹는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조치로 미 국채를 자유롭게 사고파는 게 제한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미 국채의 유동성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며, 달러가 전처럼 매력적인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공동개입까지 했는데, 효과가 지속될까요?
[기자]
파이낸셜타임즈는 "시장이 미국의 추가 개입을 경계하고 있어 단기간 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미일 금리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은행 11곳이 내놓은 석 달 뒤 달러-엔 환율 평균 전망은 161엔으로 일주일 전과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개입으로 시간을 벌었을 뿐, 일본 중앙은행이 긴축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센트 장관 역시 일본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회적인 압박을 가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인상하더라도 일본은행이 매달 대규모 국채 매입으로 장기금리를 낮추고 있는 탓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모순투성이"라는 전문가 지적을 인용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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