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담배소송 '비장의 무기'…대국민 설문조사 보니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8.06 11:14
수정2026.08.06 17:13
담배의 유해성을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 3사간의 소송이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공단이 '대국민 설문조사' 카드를 꺼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대법원 상고심 재판부에 '2026년도 제1차 건강보험모니터단 모니터링' 온라인 설문 결과를 제출했습니다.
국민 10명 가운데 대다수인 9명이 '담배회사가 흡연 질환 치료의 사회적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답한 내용 등이 담겨 대법원 판단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됩니다.
국민 89% "담배회사도 비용 부담해야"
[2026년도 제1차 건강보험모니터단 모니터링 결과.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이번 설문조사는 공단이 만 20세 이상 국민 모니터단 947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실시됐습니다. 흡연과 폐암의 관련성, 건강보험 재정 피해와 담배회사 책임 여부 등 5개 주제로 구성됐습니다.조사 결과 '폐암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는 국내외 의학계 연구 결과에 공감하는지에 대해 응답자 90.7%는 '그렇다'라고 답했고, 87.0%는 흡연 관련 질환 치료비가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했습니다.
담배회사가 건강보험 재정과 같이 흡연 질환 치료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89.0%가 '그렇다'라고 밝혔고, 88.6%는 사법부가 담배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배 제조사들의 위험성 알림에 대해서도 응답자 과반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1976년 처음 담뱃갑에 도입된 "건강을 위하여 지나친 흡연을 삼갑시다"라는 경고문구가 국민들에게 담배의 구체적인 위험성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응답자 50.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함께 응답자 72.6%는 담배 제품명·광고에 사용된 '순', '라이트' 등과 같은 표현이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유해하거나 부드러울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답했습니다.
공단 "기만적 판매 전략"…담배3사 "발병 원인 한정 안 돼"
공단은 설문결과에 대해 "과거 담배의 유해성·중독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 피고들의 기만적 판매 전략에 대해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라고 밝혔습니다. 담배회사들이 담배 관련 정보를 왜곡해왔다는 겁니다.
공단은 이런 국민 의견을 사법부를 설득하는 데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건강보험모니터단은 공단 임직원이나 민원 상담사, 고객센터 근무자가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모니터링 결과가 투명성·객관성도 갖췄다는 설명입니다.
공단은 담배회사 3곳(KT&G, 한국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이 흡연 때문에 추가로 부담된 진료비 등 533억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지난 2014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1·2심 모두 패소했고, 지난 2월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월 공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공단의 보험 급여 지출은 '손해'로 볼 수 없고, 역학적·통계적 상관관계만으론 특정 개인의 질병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공단은 이에 대해 "담배는 장기간에 걸쳐 구조적 피해를 유발하므로 개인이 과학적 인과관계를 스스로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흡연 역시 중독의 결과이므로 반드시 '증명책임 완화' 법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담배3사는 1·2심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전략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폐암 등 질병 발생원인을 담배로만 한정지을 수 없다는 점과 유해성을 충분히 고지했다는 점을 상고심에서도 강조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고심에서의 새로운 쟁점은 없다"며 "기존 소송을 대리해 온 법무법인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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