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묶자, 변동성 뚝 떨어졌다 [시장 엿보기]
SBS Biz 신현상
입력2026.08.06 09:53
수정2026.08.06 09:54
먼저 숫자로 보겠습니다.
지난달 3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12조원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규제가 시행된 다음 날 3조원대로 급감했습니다.
이후 거래는 하루가 다르게 줄더니 어제(5일)는 9198억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지난 5월27일 상품 출시 이후 거래대금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불과 열흘도 안 돼 거래가 10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든 것입니다.
거래대금만 줄어든 게 아닙니다.
장이 열린 뒤 고점과 저점의 차이인 코스피 장중 변동폭도 지난달 하루 평균 7% 수준에서 2.7%까지 낮아졌습니다.
100에 육박했던 VKOSPI(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80대로 내려왔습니다.
물론 80도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니까요.
하지만 흐름은 분명했습니다.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급감하면서 증시 변동성도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뒤 삼성전자의 하루 장중 변동률은 4.4%에서 6.8%로 높아졌고, SK하이닉스는 5.1%에서 7.8%로 뛰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을 두 배 수준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문제는 거래가 몰릴수록 실제 주식을 사고파는 규모도 커진다는 점입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더 많은 매수 수요가 몰리고, 반대로 하락할 때는 매도 물량이 커질 수 있습니다.
작은 움직임이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변동성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더구나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한때 코스피의 57%까지 올라갔습니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두 종목의 움직임이 커지면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느낀 불안은 단순한 심리적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데이터가 이를 보여줍니다.
올해 코스피가 하루 3% 넘게 움직인 날은 레버리지 ETF 출시 전보다 두 배로 늘었습니다.
코스피의 월평균 일중 변동률은 지난 1월 2.06%에서 3월 3.77%까지 높아졌고, 4월에는 2.26%로 잠시 주춤했습니다.
그러나 5월(4.02%)과 6월(5.02%) 다시 가파르게 상승한 데 이어, 7월(1~24일)에는 평균 6.23%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0월의 월평균 6.11%를 넘어선 것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서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달 16일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했습니다.
신규 투자자에게는 2시간의 사전교육도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거래대금은 계속 불어났고 변동성도 좀처럼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미칠 파장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대응이었습니다.
결국 효과를 낸 것은 지난달 31일 예탁금을 3천만원으로 높인 규제였습니다.
이후 거래대금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변동성도 빠르게 낮아졌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난 5월27일 출시됐지만 실제 효과를 낸 규제가 나오기까지 두달이나 걸렸습니다.
그 사이 코스피는 극심한 변동성이 반복됐고,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정책은 시장보다 한발 앞서 있어야 합니다.
시장이 이미 크게 흔들린 뒤에야 효과를 내는 규제라면, 아무리 방향이 옳았더라도 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은 이번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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