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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모리 패권, 삼전닉스 닮은꼴이지만 다른 해법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8.05 11:36
수정2026.08.05 15:51


현지시간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메모리 행사 'FMS 2026' 참석자들의 관심은 인공지능(AI) 모델 운용 과정에서 생긴 '메모리 장벽'(Memory Wall)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쏠렸습니다. 



 AI가 인간의 질문에 단순히 답변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 대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에이전트 단계가 되면서, 연산 장치인 AI 가속기보다 데이터를 보관하고 나르는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게 그 배경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두뇌가 있어도 일거리가 담긴 수많은 자료를 제때 전달받지 못하면 결국 두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메모리 장벽의 돌파구로 평면상의 X축과 Y축을 넘어 수직 방향의 Z축을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기존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AI 가속기 옆에 나란히 배치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날 내놓은 'zHBM'은 아예 GPU 위에 HBM을 얹어 이동 거리를 '0'에 가깝게 수렴하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옆 건물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보다 같은 건물의 위층에서 엘리베이터로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이 훨씬 빠르고 비용도 덜 든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기술입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zHBM은 2028년에 양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8세대 'HBM5'와 비교하더라도 성능이 최대 8배, 전력 효율이 최대 3배에 달합니다. 

SK하이닉스가 'G0.5' 제품으로 내놓은 3D 적층 D램도 유사한 해법을 택했습니다. 
   
대역폭은 크지만 용량이 작아 G0로 불리는 S램과 G1으로 지칭되는 기존 HBM 사이 틈새를 메우는 제품이라는 의미로 G0.5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램 사이를 메울 'G1.5' 제품으로 고대역폭 낸드플래시(HBF)를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고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일체형으로 만든 'z낸드-O'(zNAND-O)를 공개했습니다 .

다만 SK하이닉스의 HBF는 서버용 제품인 반면, 삼성전자의 z낸드-O는 기기 내장형(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한 제품이라는 차이는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D램과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를 실제 생산·공급하고 생태계를 만드는 방법론은 엇갈렸습니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까지 보유한 삼성전자는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원스톱 설루션을 앞세웁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개방형 동맹과 표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이번 행사에서 샌디스크 등과 함께 내놓은 HBF 표준 규격을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Open Compute Project)를 통해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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